MB정부, 대북정책 초심대로 가라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위협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 김영철 중장 등 군부 장성들이 개성공단에 몰려와 우리 측 기업인에게 “철수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 “남한에 내려가서 사업을 하시라”며 압박을 가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개성공단을 두고 “이 땅은 군부 땅”이라는 망언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앞서 북한은 군부를 앞세워 남북군사분계선을 통한 모든 육로 통행을 제한·차단한다고 밝혔고, 북한적십자사를 통해 판문점 연락 대표부를 폐쇄하고 남북 직통전화를 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러면서 다른 편으로는 ‘개성공단 폐쇄’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 경제위기라는 난제와 맞물려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북한 리스크’까지 상승할 경우 이명박 당신이 과연 버틸 수 있겠냐는 무언의 협박이 느껴진다.

지금 우리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한 상황인식이다. 상호주의라는 큰 원칙의 틀 안에서 지난 9개월 동안 북한이 보여 왔던 행태를 곰곰이 복기 해봐야 한다. 북한은 지난 10년 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빚어놓은 ‘못된 버릇’에 지금까지 찌들어 있다. 이미 노무현 정부 말기부터 이산가족상봉 같은 인도주의적인 남북교류 사업에는 눈길조차 돌리지 않았다. 올 봄 북녘 동포들의 기아를 걱정하는 우리정부의 식량지원 제안도 매몰차게 뿌리치더니, 여름에는 금강산 관광길에 나선 민간 여성을 살해하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넘어갔다.

우리는 ‘남한은 일단 협박해야 따라온다’고 인식하는 북한의 구태(舊態)가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판단한다. 만약 우리 정부가 ‘대북 삐라 살포 중지’나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참여 철회’ 등을 목적으로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거론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섣불리 행동한면 이는 대단히 곤란한 일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먼저 북한의 비위를 상하게 했다고 부화뇌동하고 있는 야당과 친북 세력의 호들갑도 무시해야 한다.

최근 북한의 대남 협박은 김정일을 상대로 하는 남북관계가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개선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킨다. 13일 데일리엔케이 중국특파원과 인터뷰에 응한 북한 고위 관료는 “(북한)중앙의 입장에서는 금강산이나 개성공업지구 노동자들은 한사람, 한사람이 다 자본주의를 선전하는 포스타(구호판)나 같다”고 속심을 털어놨다. 그 관료는 “그들 때문에 우리 사회주의 체제에 금이 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원래부터 개성공단을 경제재건의 디딤돌로 간주했던 것이 아니라 김정일 체제 유지를 위해 언젠가는 뱉어내야하는 독(毒)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아마도 지금 북한이 손에 쥐고 있는 개성공단에 대한 손익 분기표에는 3만5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사회간접자본의 가치보다, 개성공단의 흥망성쇠에 따른 남한 정부의 정치적 리스크가 상위에 기록돼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대응책도 분명해진다.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의 고립만 자초할 것이라는 점을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명박 대통령도 12일 남북관계에 대해 “기다리는 것도 때론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계속해서 상호주의라는 대북사업의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여론의 불필요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는 북한인권과 개혁개방에 대한 정부의 원칙이 재확인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 내에 김정일 정권을 다룰 수 있는 유연한 전술이 마련되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는 일도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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