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 기아로 고통받는 北주민 실상 소개

‘주민들은 먹을 수 있는 풀을 찾으려고 도로변 들판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도시에서 만난 아홉살 소년은 양말도 신지 않은 채 무릎까지 내려오는 너덜너덜한 군용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일 북한 남포발 장문의 기사에서 만성적인 식량부족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소개했다.

신문은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방을 둘러보니 굶주림의 참상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것은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인플레이션, 북한과 주변국간 관계악화, 최근 몇 년간 계속된 홍수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제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지금의 식량부족 상황이 1990년대 대기근의 수준은 아니지만 유아사망률이 높아지고 신생아의 체중이 감소하는 등 여러 곳에서 심각한 기근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최근 북한 가정 375곳을 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들판에서 구한 풀 같은 먹을거리로 식량 부족을 메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대부분 어른이 점심을 거르고 있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양에는 풍부한 먹거리가 판매되고 있지만 일반 주민들이 구매하기에는 너무 비싸며, 평양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가난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평양에서 약 40㎞ 떨어진 남포는 한때 번성했던 항구도시였지만 지금은 국제 구호물자를 하역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 평일 아침인데도 이 도시의 거리에는 많은 주민이 길가에 앉아 실업자나 노숙자처럼 간간이 지나가는 자동차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북한 당국이 식량 생산량을 늘리려고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농기계와 비료를 충분히 구하지 못해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새 정부가 올해 30만t의 비료 지원을 하지 않은데다 중국이 올여름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해 공기오염을 줄이려고 동북 지역의 비료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하면서 일반 시장의 비료 가격도 치솟았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올해는 큰 홍수도 없고 날씨가 좋아 가을 곡물수확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북한전문가인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학(UC 샌디에이고)의 스티븐 해거드 교수는 “한해 수확량이 늘어난다고 북한의 식량사정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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