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북한, 마카오에서 왕따 당하다”

미국 카지노 산업자본 유치에 열중하고 있는 마카오가 북한을 따돌리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스는 서울특파원의 마카오 현지 르포 기사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북한과 관련된 것을 허용하는 것 자체를 마치 북한의 불법행위에 가담하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마카오를 라스베이거스에 필적하는 도박 유흥지로 개발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인 중국 당국이 미국 자본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 지난 2월 마카오 당국은 ‘델타 아시아 은행’의 북한계좌 2천500만달러를 동결시키기에 이르렀다.

사실 마카오의 은행들은 미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의 마약자금을 관리해 왔고 김일성-김정일 부자는 비자금을 이곳에 묻어두고 있다는 소문이 난무했으며 1987년 KAL기 폭파범들이 이 곳 호텔에서 범행을 숙의했다는 자백도 있었기에 마카오 금융당국이 북한 계좌를 조사하기 시작했을 때 현지 관계자들은 흉내만 낼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북한을 위한 환영의 레드 카펫은 펼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하면서 북한 관계자들 역시 마카오가 북한을 꺼리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계법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의 데이비드 그린은 “이번 조치는 델타 아시아 은행에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부터 사람들은 은행을 선택하는데 있어 신중해 질 것이며 특히 예금자들에게 손실을 줄 수도 있는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은 선택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카오의 믿을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불법행위를 지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조광무역 역시 문을 닫고 인근 중국 본토의 주하이로 이전했다는 것.

한국의 사업가인 정석영씨는 “김일성 배지를 달고 몰려다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면서 “사실 마카오 정부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그들은 한때 100여명에 이르던 것이 이제는 10명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계좌 2천500만달러 동결조치는 가뜩이나 외자 부족에 허덕이는 북한 당국에 심각한 타격을 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마카오 재무성의 조치는 다른 은행에도 영향을 줘 북한의 해외거래는 상당히 위축됐다는 것.

평양주재 외국인을 위한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매니저인 영국계 나이젤 코위씨는 “마카오 당국의 조치는 굉장한 타격을 주었다. 북한은 신용거래도 없고 금융시스템도 미비해 모든 거래가 현금에 기반해 있다. 따라서 외국인의 눈에는 정상적인 현금거래가 돈세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그 결과 우리 은행 같은 합법적인 사업 역시 그 조치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마카오를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도박 유흥지로 개발하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도 북한 ‘왕따시키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평양에도 도박장을 갖고 있는 마카오 카지노 업계의 대부인 스태리 호를 조사했던 중국 당국은 미국의 자금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고 이것이 결국 북한과의 단절로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는 풀이다.

2004년 최초의 미국계 도박장인 ‘샌즈 마카오(Sands Macao)’가 문을 연 이래로, 12억달러 규모의 도박장을 운영하는 라스베이거스의 거물 스티브 윈 역시 9월 개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아버지로부터 대부분의 지분을 상속한 판시 호 역시 미국 MGM 미라지와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포르투갈어 지역 신문 ‘Journal Tribunal de Macau’의 로카 디니스 국장은 “요즘 이곳 사람들은 북한 보다는 미국과 거래하고 싶어 한다. 외자를 유치하는데 북한이 걸림돌이 되도록 내버려 두진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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