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선시 청년에 “김일성·김정일 말씀 암기” 사상학습 강요

진행 :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함경북도 나선에서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10대원칙과 선대(先代)의 교시·말씀 학습을 강요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채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선시청년위원회에서 최근 아침 독보(讀報)시간을 이용해서 ‘당(黨)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과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의 의무와 권리, 김일성·김정일의 교시와 말씀 학습을 강요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일부 초급청년위원회에서는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대원수님들(김일성·김정일)의 위대성 해설과 교시 말씀, 10대원칙을 암기시키고 있다”면서 “일종의 과잉충성을 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2015년 12월경 ‘청년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3배로 강화하라’는 원수님(김정은)의 방침이 하달됐는데 최근 다시 방침이 부활한 셈”이라면서 “매일 10대원칙 암기 검열에서 합격해야 퇴근을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는 당국에서 제공하는 혜택보다는 시장을 통해 자력갱생한 ‘장마당 세대’들의 체제 충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나선시는 보다 외부 소식이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사상 학습 강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소식통은 “나선시는 특별 개방지역이어서 위(당국)에서도 특별히 청년들의 사상교양에 집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상 교양 학습 강화도 북한 장마당 세대들의 호기심은 억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소식통은 17일 “젊은 아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기네들끼리 그룹빠(그룹)를 조직해서 한국 음악을 듣고 함께 춤을 추기도 하고 있다”면서 “앞에서는 구호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딴 맘을 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아무리 우상화 교육을 진행해도 외부의 정보와 비교대조해 볼 수 있게 된 장마당 세대들에겐 당국의 선전은 무용지물이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선대 수령에 대한 업적 학습을 통해 위대성을 절감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지나친 강박에 환멸을 느끼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면서 “(당국에서) 아무리 청년들의 눈과 귀를 막겠다고 온갖 술책을 다 부려도 진취성이 강하고 새것에 민감한 청년들의 충성심을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