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워싱턴서 北인권탄압 모의국제재판 열려



▲북한 당국의 인권 탄압, 특히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유린 사례를 토대로 반(反) 인도적 범죄를 다루는 국제모의재판이 워싱턴 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8일(현지시간) 열렸다. /사진=연합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유린 사례를 토대로 반(反) 인도적 범죄를 다루는 국제모의재판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열렸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재판부로 참여한 나비 필레이 전 유엔인권대표는 이번 모의재판의 목적이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발생하는 일들과 그에 관한 정책, 제도들이 반(反) 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려 시도하는 것”이라면서 “사실과 법률을 비롯한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전문성을 발휘하겠다”고 설명했다.

모의재판에 참석한 탈북민들은 정치범 수용소를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외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혹한 인권탄압이 일상화돼 있으며, 김정일이나 김정은의 마음대로 처형이 자행돼왔고, 또 자행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자신의 ‘요덕 수용소’ 강제수용 경험을 중심으로 북한 정권에서 운영하는 참혹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재판부와 변호인단에게 전했다.

강 대표는 “만 9세 때 영문도 모르고 요덕 수용소로 끌려갔다”면서 “수용소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3개월이 고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덕 수용소 안에서도 수용자들을 훨씬 혹독하게 탄압하는 ‘완전통제구역’이 있는데 그곳에 수용된 남자들은 핵실험용 지하땅굴 같은 위험한 공사장에 끌어가 강제노동을 하게 된다”고 증언했다.

이날 모의재판에 참여한 다른 탈북자들은 신원 노출 우려 때문에 가림막 뒤에서 증언에 나섰다. 탈북 증인들은 “북한 주민, 특히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인 인권이 적용되지 않으며,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한국을 비롯한 자유세계에서 일반화된 인권 개념을 아예 모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번 모의재판은 SAIS를 비롯해 세계변호사협회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정책 연구기관, 북한인권위원회와 북한자유연합 등 북한 인권문제를 다뤄온 시민단체 등 모두 10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