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죽먹기’ 참수작전에 불안한 김정은, 공개활동 꺼려”

미국의 대북 메시지가 점점 강경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과 20일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 도발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대북 선제타격론’이 향후 미국 대북정책의 핵심개념으로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21일 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해 분석하고 향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자리에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나오셨습니다.


-미국의 대북 메시지가 점점 강경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과 20일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섰습니다. 우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 과정과 결과를 설명해 주시죠.


미국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제48차 한미안보협의회(SCM)가 예정된 20일,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15일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고 이날 또 다시 발사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15일부터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작했고 총 8차례 실험을 했습니다만, 6월 22일 한차례만 성공하고 모두 실패했습니다.










▲ 북한 조선중앙TV는 12일 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해 열린 김일성화 김정일화 전시회를 소개하며 북한의 첫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1호’ 모형(붉은원 안)을 공개했다. /사진=연합


-지난 10일 당 창건 기념일에도 별다른 도발 없이 지나간 북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미사일 도발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미 확장억제 의지를 꺾으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해 한미 연합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은 선제공격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북한이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을 통해 미국이나 한국, 일본을 공격할 징후가 보이면 선제타격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역(逆)으로 선제타격의 움직임이 보인다면 본인들도 선제타격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통해 기술력을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도에서 실험을 계속하는 것이라 봅니다.


또 다른 이유는 ‘김정은 참수작전’이나 ‘선제타격론’에 대해 가만히 있다면 마치 항복하는 것처럼 인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맞대응하려는 의미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벼랑 끝 전술’로 볼 수 있습니다. 상황을 계속 악화시켜야 해결책이 나온다는 것이 북한의 성향입니다. 유엔안보리 제재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 9월 9일 핵실험을 했습니다. 5차 핵실험과 다양한 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는 이유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시끄럽게 만들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의 발사가 모두 실패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발사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또 다시 미사일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할까요?


북한은 앞으로도 미사일 실험발사를 할 것입니다. 북한은 2012년,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운 바 있습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NADA) 대변인은 마지막 해인 금년, “주체위성을 더 많이 쏘아올리고 광활한 우주정복을 위한 힘찬 진군을 다그쳐 나갈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연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가장 빠른 시간을 예측해보면 11월 8일 미국의 대통령 선거 날입니다. 또한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5주기 기념 축포를 쏠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에 취임한 5주년인 12월 30일도 후보군 중 하나입니다. 기념할 수 있는 날에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북한을 선제타격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이미 구체화 됐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1994년 6월 미국은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시나리오로 진행됐을 때 미군이 약 8만 명, 민간인 10만 명 정도가 죽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 역시 수십만 명이 전사, 민간인 수백만 명이 다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선제공격이 어렵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됩니다. 관련해서 패리 국방장관이 선제공격을 검토했지만 엄청난 피해 때문에 포기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결과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이 6월 15일 김일성을 만나 단판을 짓게 되고, 김일성은 핵 프로그램 잠정중단을 선언하게 됩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여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때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탈퇴했던 시점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 속에서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이 검토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다시 제기되고 있는 대북 선제타격론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장거리 미사일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사용 징후가 있다면 언제든 선제타격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김정은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김정은 정권을 무력으로라도 제거해야한다고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전쟁을 각오하겠다는 입장이 되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핵무기나 장거리미사일을 찾기 쉽지 않고, 찾더라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은 대선국면입니다. 민주당, 공화당 양당 대선캠프 모두 대북 선제타격론을 포함한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단순히, 미국 내 대선용 발언이라고 봐야할까요?


선거가 있기 때문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이든 미국은 자신을 보호해야하고, 현재 중동에서 IS 등의 세력이 약화된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곳은 북한이라는 생각을 미국 유권자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여야를 막론한 민주당, 공화당 모두 북한에 대한 압박, 견제를 지속하고 있고 미국의 안보유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선거기간이기 때문에 이런 자세를 더 확실하게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있는데요. 대북 선제타격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계획이나 시나리오 같은 것이 있나요?


북한이 핵미사일로 위협한다면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됩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  사용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면 한국과 미국은 선제타격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전쟁이 시작됩니다. 비록 북한이 한두 발의 핵무기를 통해 남한이나 미군 시설을 공격할 수 있겠지만 미국은 전략 자산을 통해 대량 보복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종말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모두 시나리오 입니다. 어떻게 전개 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대북 선제타격론’에 북한 당국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어떤 반응인가요?


만약 미국이 선제타격 할 징후를 보이면 (북한식으로) “움쩍만 하더라도 거기에 대해 선제타격을 하겠다. 서울을 불바다 만들고 워싱턴까지 잿더미로 만들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김정은의 대외 활동이 뜸한 것을 두고, 김정은이 ‘대북 선제타격론’과 ‘참수작전’이 현실화될까봐  신변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어떤가요?  


김정은은 신변불안을 느낄 것입니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전략자산은 매우 큽니다. 벙커버스터(bunker-buster)라는 폭탄은 지하 60m까지 뚫어 상대를 제압하는 무기입니다. 약 13.6톤이나 되는 거대한 폭탄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많은 전략 자산이 있기 때문에 김정은을 참수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전면전을 각오해야하기 때문에 실행을 안 하는 것 일뿐 능력이 되지 않아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김정은 입장에선 불안할 것입니다. 한국 국정원이 폭발물 탐지 기계를 도입하고 미군 특수부대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도 김정은은 신변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이 실제로 구체화되고 실행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개인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 않습니다. 선제타격은 전쟁이 임박했을 때 먼저 공격을 해서 상대방을 무력화 시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쟁단계까지 가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 전에 여러 예방책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방의 말싸움에 지지 않고, 실력을 가지고 있다 보니 선제타격론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에 미국이 북한 선제타격을 결정한다면 한국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어떤 변수들이 있을 수 있을까요?


우리 정부도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을 하는 것에 대해 늘 말리는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1994년 김영삼 정부 때 말린 적은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선제타격을 했을 때 과연 말릴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정부도 북한에 대해 격양되어 있고, 김정은 정권 붕괴까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선제타격을 말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세계전략 차원이지만 현실화 되면 엄청난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입니다.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세 속에서 19일 한미 양국의 외교장관과 국방장관이 2+2 회의를 갖고 ‘북핵대응’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회의에서 어떤 내용들이 논의됐나요?


“북한이 핵 도발에 나서면 압도적인 전략자산으로 응징을 하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이 공격을 당하게 되면 “충분히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이 이번 한미 간 회담 내용입니다. 전략무기는 항상 배치하고 확장억제를 확인하는 회담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한국은 확장억제력, 북한을 언제든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이 한반도 상공에 내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에, 미국은 너무 앞서 나간 것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미국은 핵무기를 장착한 전략무기들을 한반도 상공에서 상시로 움직인다면 중국이나 북한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전략무기들이 한반도 내에 있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접점은 찾지 못하고 논의만 했습니다.










▲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제48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열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연합


-북핵에 대해서 ‘확장억제’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이 ‘확장억제’란 정확히 어떤 걸 말하는 것인가요?


확장억제는 미국이 자체방위를 위해 적국에 핵공격, 위협에 대해서 저지할 능력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느 나라가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고, 핵으로 위협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격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확장억제라는 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동맹국, 우방국에 대해서도 자기 나라가 공격을 받는 것과 같은 대응책을 가지고 도와주겠다고 하는 것이 확장억제입니다.


-대북 선제타격으로 북한의 핵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것인지, 선제타격을 할 경우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시나요? 또한 여러 이유로 선제타격을 할 수 없다면 북한의 핵 무장을 지켜봐야만 하는 것인지, 종합적인 정리 부탁드립니다.


선제타격이란 상대방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무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즉, 상대방이 저항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들어 버린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선제타격을 했는데 상대방이 반항을 하거나 역공을 하게 된다면 선제타격은 의미가 없습니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을 했다고 가정했을 때, 북한이 다른 지역에 핵무기나 화생무기를 통해 남한을 공격한다면 선제타격은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정교해야하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됩니다. 만약 상대방만 피해를 입고 우리가 피해를 보지 않는다면 선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반도는 너무 좁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를 없앤다 할지라도 납진이 남한까지 올 수 있습니다. 그럼 피해자가 되는 것입니다. 핵을 없애거나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은 예방을 위해 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전쟁도 나쁜 평화보다는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나쁜 평화라 할지라도 좋은 전쟁 보다는 낫습니다. 전쟁상태가 되면 걷잡을 수 없으니 모두 공멸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따라서 전쟁을 방지하고 북한이 핵을 쓸 수 없는 상태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더 이상 핵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쟁 상태가 되면 걷잡을 수 없고 어느 일방은 폐퇴하는 상황이 됩니다. 따라서 한반도 재건에 엄청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