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방어체계 없는 상황서 사드 한반도 배치 불가피”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남북 관계가 긴장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사드 배치가 확정됐습니다. 지난 13일, 한미 군 당국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배치 지역을 경북 성주로 결정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와 한국사회는 다양한 이견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22일 이 시간에는 이번에 결정된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평가해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 논의를 함께 해 보겠습니다. 자리에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근 한미 당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우선 ‘사드’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입니다. 미사일요격체계라고 할 수 있죠. 북한에서 만약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각종 레이더를 통해 이것을 추격하게 됩니다. 이때 40km 내지 150km 상공에서 직접 탄도미사일을 맞춰서 파괴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보통 탄도미사일은 ‘이륙-상승-중간-종말’의 4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때 사드는 종말 단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맞춰 떨어트리는 시스템입니다. 보통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패트리엇 미사일을 요격해서 떨어트립니다만, 만약 북한의 미사일이 고고도로 진입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우리와 일본, 미국을 공격하게 될 경우엔 사드가 이를 방어하게 됩니다.

– 이번에 한국에 도입하기로 한 사드는 어떻게 설치가 되나요?

경상북도 성주에 사드가 배치될 예정인데요. 여기에서는 약 500m의 울타리를 치고, 그 내에서 400m 고도에 설치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면에다 설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설치된 무기는 5도 이상의 각도, 즉 하늘로 향하게 됩니다. 그래서 국방부는 사드가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죠. 사드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축구장의 약 4배 크기인 가로 282m, 세로 94.5m 정도의 넓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약 3만 4000평 면적에 철조망을 치게 되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치하도록 돼 있는 것입니다. 사드 배치 비용은 미국이 부담을 하게 되고, 약 1조에서 1조 5000억 원 정도 소요됩니다. 부지는 한국이 제공하게 되고요.

– 그동안 한국 정부는 사드 도입에 대해 ‘미국의 공식 요청도 없었고, 협의도 없었으며, 결정된 바도 없다’는 이른바 3무(無)원칙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번에 사드 도입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요?

일찍이 사드 배치는 결정이 됐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014년부터 미국이 계속해서 사드배치를 요구했었고, 그동안 우리는 내부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문제까지 고려해서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이야기 해왔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등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은 더 이상 사드 배치를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해 우리 정부를 압박을 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우리는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서 주한 미군이 주둔을 하고 있는데 미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인원, 장비, 자산 등이 공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마냥 미룰 수 없었겠죠.

또한 우리 역시도 동맹인 미국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드 배치를 미룰 수 없었을 겁니다. 현재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군들은 각종 무기 장비를 한국에 도입해놓고 있는데, 그러니 미국은 자신들의 자산들을 보호할 책무가 있었던 것이죠. 이런 측면, 즉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공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반대할 명분과 실질적인 힘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배치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국민들을 충분히 설득을 해야 했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성주 주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또 보상체계까지 마련한 상황에서 배치 발표를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사드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효과가 있는지 논란이 있습니다. 박사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2가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단 국방부는 사드 배치를 통해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 등의 각종 미사일을 통해 남한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한다고 해도, 우리는 ‘페트리어트-2’만으로 방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들을 시험한 것을 보면 멀리 보낼 뿐만 아니라 발사 각도를 높여 바로 떨어트립니다. 따라서 사드가 필요한 것이고, 사드를 통해서 이러한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 미국과 국방부의 입장이죠.

반면 반대 입장 역시 존재합니다. 북한이 남한과 주한미군을 공격할 때 각을 높여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건데요. 방사포나 단거리 미사일로 공격하게 될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드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입장이죠. 실제 사드는 140km, 150km정도의 장거리 미사일을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낮게 날아오는 방사포, 단거리 미사일을 방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연장선에서 사드 무용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죠.

어쨌든 아직은 닥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 이렇게 구분할 수는 없겠습니다. 다만 우리는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해서 북한의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사드는 어떤 경우에서든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사드는 아직 실험 중에 있는 무기인 만큼 사드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드가 요격에 실패했을 경우에 대비해야 하죠. 따라서 페트리어트-2나 페트리어트-3등의 무기체계를 통해 북한 미사일을 막아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 한국 당국에게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도 있는데요, 굳이 사드까지 도입할 필요가 있는 건가요?

KAMD는 당장 설치돼 있는 게 아닙니다. 설치하는 중에 있죠. 따라서 2020년이 돼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가 만들어 질 겁니다. 만약 그 안에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하면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이고요. 지금 사드가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 일각에서는 사드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가 주도적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드는 주한미군의 필요에 의해서, 자신들의 무기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사드는 미국의 전반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적인 무기입니다. 미사일 방어체계는 한반도나 유럽, 중동 등에 구축돼 적이 미국을 공격하는 걸 막아내는 시스템입니다.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 역시 마찬가지죠.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국의 방어체계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사드 없이도 북한의 미사일을 막을 수 있고 안전보장을 유지한다면 굳이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잖아요. 북한이 주한 미군을 공격할 때 주한 미군 외에도 우리의 민간인, 군부도 피해를 보게 됩니다. 따라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조금 무리한 주장입니다. 현재 미국과 동맹을 맺어 안보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MD는 미국만 보호하는 게 아니라 우리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중국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요?

첫째는 사드의 X밴드 레이더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드 자체가 북한만 겨냥한 무기이기 때문에 600km만 감시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이러한 주장을 믿지 않습니다. 본래 X밴드 레이더는 2000km까지 탐지가 가능합니다. 성주에서 제대로 전파를 보내서 탐지를 하면 중국 국경 인근까지 탐지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중국은 사드를 두고서 자국을 감시하게 위한 체계가 아니냐고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중국은 MD체계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미국은 세계적 차원에서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 중입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패권을 놓고 다투고 있습니다. MD는 중국 또한 겨냥하고 있죠. 따라서 중국으로서는 사드를 배치하는 것 역시 북한만 겨냥하는 게 아니라 중국 역시 겨냥하는 것이라 보는 겁니다. 그리고 중국이 갖고 있는 최신 무기들을 감시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고요. 이게 사드에 대해 중국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 사드 도입에 대해 러시아도 중국과 같은 입장인데요, 러시아는 왜 반대를 하는 건가요?

레이더의 성능이 러시아까지 미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러시아와 미국의 사이가 좋지만은 않잖아요? 미국은 중국 견제도 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도 강한 견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러시아도 중국과 같은 이유로 사드에 반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블라디보스톡과 같은 러시아의 중요한 군사적 시설을 감시하기 위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고 있죠.

– 중국이 강력 반대해온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한미 당국의 결정에 반발해 북한을 끌어당길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데요, 박사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당장에 중국이 어떤 대응을 하지는 않겠지만, 사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히 반대를 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죠. 반면 일본과 한국은 사드 배치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한 편이 되고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한 편이 되는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겁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서 사드 배치를 하면 안 된다고 경고를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앞으로 중국이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할까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의문이 들긴 합니다. 자신들이 싫어하는 일을 한미가 하고 있으니 북한을 제재하는 데 미온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유엔 안보리 제재 역시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것이고, 국제적인 공조도 잘 이뤄질지 미지수입니다. 물론 중국은 이 같은 흔적이 드러나지 않게, 교묘히 대응해가겠지만요. 

– 북한은 사드의 한국 배치가 결정되자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보시는지요?

간단합니다. 북한은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를 소형화 하는 실험을 지속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사드가 배치가 되면 이러한 무기들이 무용지물이 됩니다. 따라서 북한에서는 사드 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입니다.

– 북한 매체는 최근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가 지난 19일 탄도미사일 3발을 실험 발사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이날 미사일 발사 훈련이, 미군의 증원전력이 한반도에 전개될 때 한국의 후방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목적을 밝혔는데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의도는 말씀하신대로 자신들이 미사일로 선제 타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드를 배치한다 하더라도 사드를 피해서 주한 미군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노동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은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무기는 아닙니다. 대게 300km에서 1300km까지 날아가 공격하는 무기들이죠. 특히 노동미사일은 1300km이기는 하지만 이번 실험처럼 각을 높여서 쏘게 되면 부산과 울산, 포항, 성주까지도 공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실험은 사드는 필요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자신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미국과 대결하고 미국에 굴복 하지 않겠다는 것도 보여주려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사드배치 문제를 놓고 벌써 남남 갈등이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분위기를 더 고조시키려던 게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 사드 도입 결정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5차 핵실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정세,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5차 핵실험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38노스에서 관찰한 결과 풍계리 핵 실험장 북쪽 입구에서 자재나 비품을 옮기는 물체, 소형 차량들이 발견됐죠. 이는 5차 핵실험 준비가 이미 끝났다는 의미입니다. 언제든지 실험할 수 있는 태세가 준비되었다는 것이죠. 따라서 만약에 5차 핵실험을 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정말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