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 연말 대목 노리고 장사꾼들 가격 담합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시간입니다. 1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 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듣고 강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지난주보다 약간 올랐습니다. 평양에서는 1kg5000, 신의주도 5000, 혜산은 49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1950, 신의주 1900, 혜산 2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500, 신의주 8760, 혜산은 880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은 1335, 신의주 1320, 혜산 131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000, 신의주 12500, 혜산 12500, 휘발유는 1kg당 평양 7500, 신의주 7500, 혜산에서는 7500, 디젤유는 1kg당 평양 5550, 신의주 5450, 혜산은 53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동향이었습니다. 

1. 네 지금까지 북한 장마당 물가를 들어봤는데요, 북한은 요즘 눈도 내리고 날씨도 한결 추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연말이 되는 시기여서 그런지 북한 장마당에서 일부 물가들이 오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 소식 취재한 강미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 북한 내부 소식통이 보내온 소식에 의하면 지난주까지만 해도 큰 변동이 없었던 일부 물가들이 조금씩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소식통은 연말이 되면서 직장마다 또 각 단체나 학교들에서도 모임이 잦아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장마당 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지금시기에 하게 되는 연말결산총화 등으로 시장에서는 매일 음식재료들을 구하려는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저도 이맘때면 장마당 물가들이 오르기 때문에 필요한 것을 값이 오르기 전에 구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장사꾼들도 연간결산 등이 있는 시기에 물건가격을 조금이라도 올려서 팔려고 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이 시기에는 가격이 거의 동시에 오르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일부 상품들의 가격이 올랐다고 하는데 연말결산이 진행되는 시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 , 일부 가격들이 오르고 있다고 하셨는데 대표적으로 가격이 올라간 것들을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 기름, 고춧가루, 돼지고기, 인조고기, 술 등의 가격이 조금씩 변동이 있는 것으로 현재 파악되고 있는데요, 양강도에서는 지난주 1kg4750원을 하던 쌀은 4950원으로 200원 올랐고 10600원을 하던 돼지고기는 2천원 가량 올라 12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인조고기는 4000원을 하던 것이 500원가량 올랐다고 하고 한 봉지에 500원을 하던 콩나물도 600원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술 가격도 많이는 오르지 않았지만 500원가량 올라 현재 2500원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매 품목에서 조금씩만 오른 것처럼 보여도 많은 양을 구매해야 하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가격이 오른 것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답니다 

이 시기에는 각 기관들과 단체들에서 연간결산이 최종 마감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많은 단체들이 한꺼번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특히 여맹은 이 시기에 매 초급단체들에서 매일 결산총회가 있게 되는데 총화가 끝난 후에 음식을 꼭 먹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대부분 장마당에서 식품을 구매해야 한답니다. 장마당 물가가 오르면 매 주민 당 부담해야 하는 금액도 올라가겠죠. 보지 않아도 속상한 얼굴을 하고 있을 북한 주민들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옆에 있다면 기운 내라고 어께를 두드려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3. 연간결산을 하는 단체마다 장마당에서 쌀과 다른 부식물 등을 구매한다고 보면 엄청난 물량이 팔려나갈 것 같은데요, 보통 주민들이 연간결산 후 있게 되는 식사를 위해 얼마만한 돈을 내는지 궁금합니다. 

, 직장원들이나 여맹원들은 조금씩 다르게 내는 곳도 있고 비슷한 금액을 내는 것도 있는데요, 하지만 여맹원들은 가정주부이고 엄마들의 단체이기 때문에 좋은 것을 먹어도 혼자 먹으면 마음에 걸리잖아요, 그렇게 때문에 여맹원들의 결산총회 때에는 좀 더 많은 액수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북한서 결산총회를 할 때면 항상 두 몫, 세 몫을 냈었는데요, 왜냐하면 집에 와서 저녁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혼자 맛난 것을 먹고 오면 남편이나 딸애가 마음에 걸리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아예 딸애랑 남편이랑 다 맛난 것을 함께 먹기 위해 돈을 낼 때 조금 더 내서 많은 몫을 가지고 오기도 한답니다. 한명이 부담하는 몫이 얼마인가 하는 것은 쌀 가격이나 돼지고기 등 음식재료의 가격이 얼마인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구요, 그리고 얼마만한 양을 먹을 것인가 하는 것도 가격을 정하는 데 영향을 주겠죠. 

저의 경험으로 말씀드린다면 보통 한 사람이 쌀 1kg가격을 내면 되더라구요. 연간결산이 있는 날은 돼지고기에 두부국은 물론 떡도 하고 국수도 만들고 아이들이 많이 있는 곳은 아이들을 위한 간식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날 연간결산 총화를 하는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요, 집을 내준 주민은 음식재료 값을 내지 않아도 된답니다. 그런 집들에서 음식을 만들게 되면 음식을 만들 때 드는 소금이나 장작 등을 소비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음식 재료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하지만 식구가 몇인가에 따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4. 연간결산을 하는 시기가 연말인 것만큼 장마당 장사꾼들은 연말에 돈을 많이 벌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떻습니까? 

, 맞습니다. 연말이 되면 자연히 가격이 오르게 되는데요, 12월부터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대부분 조금씩이라도 상승하는 것이 보통 관례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은 연말결산이 진행되는 것과 망년회가 바로 이어지고 있고 망년회가 끝나면 11일 설명절이나 정월 대보름 등 연이은 민속명절이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말입니다. 그러니 저라고 해도 이런 기회를 그냥 날려 보내지 않겠죠. 장마당 장사꾼들은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절대 가격을 내려서 판매하지 않기로 서로 약속을 하기도 하는데요, 한국 시장에서는 이런 경우를 담합이라고 하죠.

저의 사촌언니도 장마당에서 밀가루 장사를 했었는데요, 이 시기가 되면 많은 장사꾼들이 서로 약속을 해가면서 가격을 조금씩 올린다고 하더라구요, 하루 보통 50kg~100kg의 밀가루를 판다고 가정해보면 1kg 200원씩만 올려도 만원에서 2만원의 이익을 보게 되는데요, 밀가루를 받을 때와 팔 때의 가격에서도 이것보다 더 높은 액수의 이윤을 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5. 아까 술가격도 올랐다고 하셨는데요, 술도 이런 경우에 많이 팔린다는거죠? 

, 연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날이 거의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 술까지 없으면 그 숱한 짜증을 어떻게 해소하겠어요. 당연히 술이 있어야 속도 풀고 서로 응어리 진 마음들을 풀기도 하죠. 최근에는 여성들도 술을 많이 마시는 추세여서 술 판매도 꽤 쏠쏠하다고 하더라구요. 술 한 병을 마시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여성들이 꽤 된답니다. 여성들은 이날만큼은 간 크게 남편에게 그간 못했던 서운한 것에 대해서도 큰소리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더라구요. 제 사촌동생도 술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다른 친구가 술을 마시고 평소에 남편에게 서운했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억지로 술을 배웠다고 하는데요, 배우고나서도 남편에게는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여성이나 남성이나 다 술을 다 좋아하는 것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술 같은 것도 이젠 남성만의 음식이 아닌 남녀 공동음식으로 되면서 여성들은 술 마시는 남편을 지난시기보다 덜 질책한다고 하더라구요, 어쩌면 여성들에게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간결산을 하는 주민들에게는 생활총화 자체가 껄끄러운 일이어서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런 총화 끝에 맛난 음식을 먹는 것으로 주민들은 그간 쌓여온 스트레스도 날려 보낸다고 합니다. 

6. 장마당에서 이렇게 지속적으로 몇 달 간 물가들이 오르게 된다면 주민들의 생계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당연히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되겠죠, 일단 물가가 오르게 되면 일부 장사꾼들과 도매상들은 이득을 볼 수 있지만 대부분 구매를 하게 되는 주민들은 생활에 어느 정도의 타격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통 북한 가정은 적게는 3명 많게는 5,6명이 있는 집들도 많거든요, 이런 집들에서는 하루 쌀을 사는데 100원이나 200원이 올랐다고 해도 많이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거죠. 저도 한때 시부모님 시누이 시동생과 함께 살았던 적이 있는데요, 1년을 그렇게 사니까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돈이 많으면 쓰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적은 돈을 쓰려고 하면 엄청 힘들거든요. 적은 돈으로 식구들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단돈 100원도 큰돈으로 보인답니다.

오늘도 장마당에서 오른 물가 때문에 이걸 살까 저걸 살까 고민하고 있을 북한주민 여러분 오늘 방송도 잘 들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추은 겨울 감기 걸리지 않도록 장마당 나가실 때 옷을 꼭꼭 여미시길 부탁드리면서 저는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