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시진핑 바로 옆 朴대통령 모습에 큰 충격”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어 단독 오찬을 하는 등 파격적인 예우를 받으면서 향후 한중관계가 한층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등의 부정적인 시각에도 한중 관계 발전을 통한 대북 레버리지(지렛대) 강화를 위해 박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한 만큼 이러한 외교적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이번 한중 밀착이 북한 김정은 정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벌써 여섯 번째인 한중 정상 간의 만남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시킨 것은 물론, 김정은 집권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인 북한에게  이 같은 한중 관계 발전은 커다란 압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한중 양국이 북한을 겨냥해 ‘한반도 긴장 조성 행위에 반대한다’고 입을 모은 것은 북한에게 ‘도발방지’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 것”이라면서 “북한이 10월 노동당 창건일을 기념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되는 상황에서 한중 정상의 이러한 발언은 북한에게 커다란 압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중국이 세계의 리더로 나가고 싶다는 야망을 드러내면서 한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한 것은 그만큼 한국이 중국의 미래에 중요한 파트너라는 것을 재확인시킨 것”이라면서 “반면 열병식에 참석하지 못한 김정은이 중국에서 한국의 위상을 봤기 때문에 한국과는 격이 달라진 상황이 됐음을 인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북한으로서는 중국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을 향해 도발과 긴장 조성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 것 자체로 코너에 몰린 기분일 것”이라면서 “게다가 중국과의 혈맹관계를 복원해보려는 찰나에 한중일 정상회담까지 추진하겠다고 하니 자신들이 외교적 외톨이가 됐다는 심적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핵화를 비롯한 북한의 도발 저지와 관련 한중 간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한중 간의 만남만으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과한 기대”라면서 “한중 간의 협력이 계속돼 향후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서 푸틴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시 주석과 나란히 앉은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한중 관계가 과거의 한중 관계를 뛰어넘는 굉장히 긴밀한 관계가 됐음을 세상에 보여준 것”이라면서 “특히 이를 목격한 북한의 충격이 굉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중 밀착에 대한 북한 주민 반응과 관련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북한 주민들은 중국과 자주 교류했던 김일성이나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이 중국에 단 한 번도 가지 않은 것을 두고 의문을 가질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초대받지 못한 건지, 초대를 거절한 건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북중 간의 관계가 멀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과거 김일성이 중국 국가 주석의 옆에 섰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열병식에서 시 주석 바로 가까이에 박 대통령이 앉는 모습을 보며 북한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