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인, 전투비행술 대회서 ‘성조기 짓밟기’ 행진



▲북한 조선중앙TV가 1일 전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지휘관 전투비행술 경기대회에서 군인들이 미국 성조기를 짓밟고 있다. /사진=연합

북한이 지난달 29일 개최한 정전협정 체결 62주년 기념 공군지휘관 전투비행술 경기대회에서 성조기를 짓밟는 행사를 공개적으로 진행, 군인 및 북한 주민들에게 반미 의식을 고취시켰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일 새로 제작한 기록영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위대한 조국해방 전쟁승리 62돌을 맞으며 진행된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2015를 지도하시였다’를 통해 이 같은 모습을 북한 전역에 방송했다.

‘조국해방전쟁’이란 북한에서 6·25전쟁을 일컫는 말로, 북한은 이 전쟁에서 자신들이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일’(전승절)로 기념해오고 있다.

이번에 방영된 기록영화를 보면, 개회식장에 각각 인공기와 인민군 최고사령관기를 들고 입장하는 북한군 병사 2명의 뒤를 따라 다른 병사 2명이 각각 성조기를 바닥에 질질 끌며 등장한다. 이들이 성조기를 행사장 잔디에 넓게 펼치자, 뒤이어 북한 군악대가 성조기를 짓밟으며 행진한다.

이어 군악대가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뜻하는 ‘7·27’ 대형을 갖추자, 인공기와 최고사령관기를 든 병사 2명이 바닥에 깔린 성조기 두 장을 각각 밟고 올라가 손에 든 깃발을 좌우로 크게 흔든다. 기록영화에는 이 장면을 지켜보며 환하게 웃는 김정은의 모습도 담겨있다. 

북한이 이러한 내용의 행사를 공개한 것은 미국의 상징물을 훼손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대결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주민들 사이에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고 체제 수호의 의지를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북한 노동신문은 1일 “(이번 대회는) 우리의 정의로운 진군을 가로막아보려는 침략자들에게 우리 식의 비행전법으로 무자비한 징벌의 불소나기를 퍼붓고야 말 영웅적 조선인민군의 멸적의 의지를 힘 있게 과시한 뜻 깊은 계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함경남도 원산시 갈마비행장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북한은 침투용 전투기인 AN-2 기종에 공대지 로켓을 장착해 폭격하는 장면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