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사들에 고위층 처형 알리고 공포 심어줬을 것”

진행 : 언론은 사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정권을 위한 선전도구로 전락하고 말했는데요, 노동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보기> 시간입니다. 7월 20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1. 조선중앙통신이 15일, 김정은이 제43차 ‘대사회의’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는데요. 대사회의라고 하는 개념이 좀 낯섭니다. 어떤 것인지 설명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네, 북한의 각 대사관을 책임지고 해외에 있는 북한 대사들을 평양에 불러들여서 1년에 한번 또는 2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회의입니다.


2. 한국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해외에 나가있는 외교관들을 소집해서 하는 회의라고 생각하면 되겠군요. 올해가 당 창건 70주년이 있는 날인데, 대사회의는 43차라고 하면, 대사회의라고 하는 것이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어떤가요?


제가 알기로는 매년 정기적으로 열렸는데, 올해로 43차인 이유는 북한이 본격적으로 60년대부터 외국과 대사급 외교 관계 수립을 했기 때문입니다. 대사회의는 기본적으로 해외공관에 나가있는 해외 대사들을 1년에 한번 당에서 불러들입니다. 대외정책에 대한 내용과 활동방향에 대해 노동당이 직접 관장하는 회의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3. 그런데, 제가 이번이 43차 ‘대사회의’라고 해서 기존에 중앙통신이 전한 내용들을 찾아봤는데요. ‘대사회의’에 관한 언급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번이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서 처음으로 대사회의라고 하는 것을 전한 것이 아닙니까?


지금까지 공개 한 적은 없었습니다. 대사회의는 외교부가 아닌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직접 진행하는 회의입니다. 이번에 이례적으로 대사회의를 관영매체를 통해 처음 공개했습니다.


4. 그렇다면, 이렇게 대사회의에 관해 이전까지 한 번도 보도하지 않다가, 올해 이렇게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한 북한 정권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북한이 국제, 외교적으로 굉장히 수세에 몰리고 있고, 대내외적으로 고위층이 탈북한 사례도 가장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대사들에 대한 강력한 군기 확보를 통해서 대사관 관리를 잘하고 밑에 참사, 외교관 직원들을 강력히 통제하는 시도를 더욱 세밀하게 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공개한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김정은이 직접 회의에 참가해서 그들을 격려하고 지시했다는 보도를 한 것을 미루어볼 때, 김정은이 대사들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봅니다.


5. 국장님께서도 북한에 계실 때, 이런 ‘대사회의’에 존재에 대해서 알고 계셨나요?


네 알고 있었습니다. 평양의 외교부 참사관이 있었는데, 그분이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1년에 한번 회의를 진행하는데, 대사들은 1년간 활동을 말하고 비판도 받는다 했습니다. 대사회의에서는 외교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외교관 직원들 통제방법, 해외에서 북한 대사관들이 어떻게 자체적으로 예산을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토의 한다고 했습니다. 세부 지침은 대사회의를 통해서 구체화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6. ‘대사회의’가 열리는 시점에 대해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최근에 북한 고위급 간부들의 망명에 관한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종의 ‘군기잡기’ 차원으로 볼 수도 있나요?


그렇습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대사회의를 공개하고 기념사진과 구체적인 지침 상황을 보도하는 것은 김정은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의도입니다. 김정은은 자라공장 책임자처럼 고위층이 잘못하는 경우 처형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대사관들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것입니다. 또한 대사관에 대해 그만큼 관심을 가진다는 신뢰의 메시지를 함께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7. 그렇군요. 그런데 문득 궁금한 내용이 있는데요. 만약,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서라도 ‘대사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되나요? 불이익이 발생하나요?


불이익은 당연히 발생합니다. 북한에서 모든 대회나 회의도 마찬가지로 대사들은 반드시 참가해야 합니다. 다만 예외로 본인이 병원에 입원해야할 정도로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경우에 가능합니다. 그 외의 경우, 대사회의에 참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이유, 사적인 이유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적 이유로 참가하지 못하면 처형에 가까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


8. 북한의 외교관들은 해외에서 북한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중요한 지위에 있는 인물들일 텐데요. 최근에 쿠바와 이란 등이 미국과 정치적으로 화해하게 되면서 북한이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렸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일각에선 ‘대사회의’에서 이런 국제적 정세를 고려해서, 김정은이 특별한 지시를 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당연합니다. 북한의 우방국인 쿠바나 이란이 미국과 외교관계를 맺었고, 이란은 핵협상 타결을 보았기 때문에 북한은 외교적인 수세에 몰려있습니다. 북한은 쿠바와 이란과 앞으로 어떻게 협조 우호관계를 유지해나갈지 고민할 것입니다. 또한 김정은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외교적인 대응을 어떻게 해나갈지 구체적인 방안을 대사회의를 통해 지시 내리지 않았을까 예상합니다.


9. 사실, 북한으로서는 당 창건 70주년을 맞는 올해가 중요한 시점 아니겠습니까? 해외에 나가 있는 참사들도 예외가 아닐텐데요. 해외 참사들에게 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해외 사절단이나 여러 가지 장비 등의 조달 문제 등에 대한 논의에 대한 교시 같은 것도 내려졌을 가능성도 있나요?


이미 올해 신년사와 2월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외교부문 일꾼들은 연대를 강화해 노동당 창건을 뜻 깊게 맞이하라는 구호가 내려진 바 있습니다. 노동당 70주년 기념일과 해외에서 들여야 할 물자와 설비, 자재들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단계가 진행되고 있을 것입니다. 이번 대사회의는 실행의 중간평가로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시했을 것입니다.


10. 이번 대사회의에는 흥미로운 인물도 참석해서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 체코 주제 북한대사도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김평일의 ‘대사회의’에 참석, 일종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김정일 이복동생 김평일은 이미 70년대와 80년대 권력에서 밀려나 해외 공관으로 30년간 있었습니다. 이번 김정은 정권 들어, 김평일을 등장시키고 공개했는데 이는 김정은이 삼촌으로서 예우도 지켜주고 배려차원에서 김평일을 불러들이고 사진에서 공개한 것 같습니다. 또한 김평일이 권력구도에서 확실히 제외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다시 김평일이 권력의 어떤 핵심 계층으로 부상해서 김정은과 권력싸움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김평일의 등장은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11. 사실, 김평일은 철저하게 그림자 인생을 산 인물이 아닙니까? 김정은이 집권하기 전까지 36년 동안 평양으로 올 수 없던 인물이었는데요. 이번 대사회의에서는 김정은과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김정은의 이런 행동,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김정은은 김평일을 비롯한 아버지 세대 중에서 권력의 암투에서 좌천되었던 이들을 다시 끌어안음으로써 권력안정과 정치적인 안정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보입니다. 또한 김정은의 강력한 리더십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는 아닌가 생각됩니다.


12. 김평일은 김정은의 뒷줄에 서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통 사진을 찍는 위치도 서열에 따라 정해져 있는 북한의 실상을 고려했을 때 김정은 체제 속에서 김평일의 위치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정은은 혈육입장에서 김평일을 삼촌으로 배려하는 것입니다. 김평일은 김정은 정권에서 권력 핵심에 더 이상 등장할 수 없고 이미 권력의 중요도에서 벗어난 인물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습니다.


13. 과거 김정일은 1974년 권력을 잡은 이후 이복동생 김평일, 삼촌 김영주 등 ‘곁가지’ 대상으로 권력의 핵심에서 철저히 제거한 바 있습니다. 이복누나라고 할 수 있는 김설송 등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요?


마찬가지로 김정일 시대에 김설송이 뒤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소문은 있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김정일 비서역할을 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실제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김설송이 권력 핵심 서열에서 배제되어 있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김설송은 김영주나 김평일처럼 곁가지로 취급되고 권력에서 배제되어 은둔하는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설송은 김정은 정권에 도움이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