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학교현대화 지시, 인민들만 허리띠 졸라맬 뿐”

인민의 고혈을 짜내는 김정은의 방법이 아주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재작년에 12년제 의무 교육제를 실시하면서 김정은은 전국에 있는 학교들을 현대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물론 학생들이 다닐 학교니까 현대화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우에서 내려온 지시는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국가지원 없이 각 학교가 알아서, 자력갱생으로 학교도 확장하고 보수 공사도 자체로 하라는 겁니다. 지시만 내리고 알아서 하라는 식의 포치는 어제 오늘날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러한 떠넘기기식 횡포는 날로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26일 국민통일방송 소식에 의하면, 지난 20일 선포한 농촌지원 총동원 기간에 초, 고급 중학교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내기 농촌 동원에 돈만 내면 나가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어놓고 이 학생들이 낸 돈을 학교 건물 확장 및 보수 공사에 쓰고 있다고 합니다. 더 한심한 것은 학교 당국이 지난해와 다르게 학생들이 모내기동원에 나가지 않고 돈을 내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만도 농촌지원은 학생들의 당에 대한 충성심 평가로 여기고 학교 당국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모든 학생들을 강제적으로 농촌동원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오히려 모내기를 나가지 말고 돈을 내라고 부추긴다니 이게 어디 될 말입니까. 모내기 농촌동원에 나가지 않고 내라는 품목을 보면 더 황당합니다. 시멘트 1톤입니다. 가격으로 치면 장마당에서 60달러정도 줘야 합니다. 쌀 100 kg을 살 수 있는 돈으로 꽤나 잘 산다는 사람이나 간부집 자식들이 아니면 엄두도 낼 수 없는 돈입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가난한 일반 아이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꼼짝없이 농촌지원전투에 동원돼야 합니다.


문제는 자체 공사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학교 당국은 학생들의 농촌동원을 면제해줘야 현대화라는 공사대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이 학교 현대화하라는 지시는 결국 인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공사비용을 마련하라는 겁니다. 결국 농촌동원에 나가지 않은 학생들을 대신해 가난한 집 아이들만 더 고생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인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는 김정은의 말이 얼마나 거짓말인가를 다시 한 번 잘 알 수 있습니다. 잠수함탄도미사일과 핵 개발에 탕진하는 수억 달러를 학교를 현대화하는데 썼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등 쓰잘데기 없는 곳에는 흥청망청 써대면서 인민들의 허리띠만 졸라매는 김정은은 지금이라도 반성을 해야 합니다. 더더구나 말로만 현대화를 외치지 말고 현실적인 지시를 내려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