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과 북핵 문제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

진행 :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뉴스를 전문가와 함께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집중 분석’ 시간입니다. 5월 19일 이번 시간에는 북한의 핵 개발, 무엇이 문제이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도움말씀 주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나오셨습니다.

1. 일각에서 북한이 당 창건 70주년 전후로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이어 4차 핵실험까지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제기해왔는데요. 어제 교도통신이 김정은이 10월에 위성탑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3일에 김정은이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서 인공위성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올 10월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까요?

그럴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의 전략전술을 보게 되면, 대외적으로는 군사적인 무기 등을 통해 압박을 가하면서 자기목표를 달성하고 대내적으로는 이런 로켓발사, 핵실험 등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내부통합을 이루는 전략전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김정은 체제가 상당히 곤경에 처해있지 않습니까? 대내적으로는 권력엘리트들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외부적으로는 고립이 심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뭔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다든가 4차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그런 여지는 항상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해야할 것 같습니다.

2. 그러면 로켓을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발사한다면 목적이 뭔가요?

대체로 북한의 과거를 보게 되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이라든가 4월15일 김일성 생일이라든가 이런 중요한 행사 때마다 군사적인 시위를 함으로써 대내적인 통합을 이루고 또 김정은 정권의 공고화를 위해서 활용하는 그런 행태를 보여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목적으로 10월 10일에 뭔가 군사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까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그런데 이 장거리 로켓에 대해서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과 미국, 일본은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할까요?

거의 비슷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이 인공위성이 됐든 장거리미사일이 됐든 시스템은 비슷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것의 각도를 직각으로 세우면 위성이 되겠고, 조금이라도 각도를 틀면 대륙간탄도탄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위성을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지 ‘위성이냐, 장거리 미사일이냐’하며 구별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북한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역시 우주에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실력까지 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4.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추가 제재를 가할텐데요. 그러면 북한이 이것을 명분 삼아 핵실험까지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박사님 어떻게 보십니까?

역사를 조금 살펴보면 그렇게 이뤄져왔습니다. 2006년 10월 9일에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었는데, 그 전에 2006년 7월 5일 대포동2호미사일을 발사했고, 7월 15일에 안보리제재 1695호가 나왔습니다. 그에 대한 반발로 북한은 1차 핵실험을 했었습니다. 핵실험 이후 유엔안보리는 10월 14일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1718호를 채택했습니다. 북한은 2009년 5월 25일에 2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거기에 유엔안보리는 1874호로 제재를 했습니다. 그 다음에 2013년 2월 11일에 3차 핵실험을 했는데, 그 전에는 2012년 4월 13일에 은하 3호를 발사했습니다. 이건 실패했습니다만, 여기에 대해 2012년 4월 16일에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이 나왔었고, 또 북한은 실패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2012년 12월 12일에 은하 3호 2호기를 발사해서 이것은 성공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여기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2013년 1월 22일에 2087호를 발동해서 제재를 가했었죠. 북한은 거기에 또 반발해서 3차 핵실험을 했었고, 그 핵실험에 대해 2013년 3월 7일에 유엔안보리제재 2094호가 또 나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만약 미사일 실험을 하게 되면, 당연히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릴 것이고 거기에 제재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 2006. 7. 5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
– 2006. 7. 15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1695호
– 2006. 10. 9 북, 1차 핵실험
– 2006. 10. 14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1718호 
– 2009. 5. 25 북, 2차 핵실험
– 2009. 6. 13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1874호
– 2012. 4. 13 은하 3호 발사
– 2012. 4. 16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 2012. 12. 12 은하 3호 2호기 발사
– 2013. 1. 22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2087호
– 2013. 2. 12 북, 3차 핵실험
– 2013. 3. 7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2094호

5. 북한이 각종 도발을 일삼고 있고 더욱이 핵 억제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국제사회가 경제적으로도 제재를 하고 국제정치적으로도 압박을 하고 있지만, 핵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어떤 압박을 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북핵 문제, 국제사회가 어떤 전략을 펴야 될까요?

6자회담이 계속 열렸으면 북한 핵개발 진전을 조금 막을 수도 있었지 않나 생각되는데, 이유가 어떻든 2008년 이후 6자회담이 열리지 않는 바람에 북한이 핵능력을 계속 확장시켜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빨리 6자회담이 열려서 북한이 더 이상 핵능력을 제고시키지 못하도록 막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물론 북한은 이미 2012년 4월 헌법서문에 북한이 핵보유국이라고 하는 것을 명시해버렸습니다. 앞서 세 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고,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어버렸지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현재 할 수 있는 일들이라고 하는 것은 더 이상 핵을 만들지 못하도록, 이대로 놔두게 되면 2020년 정도 되면 핵무기가 몇십개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핵을 증가시키지 못하도록 국제사회가 나서 회담을 하고, 우리가 2005년 6자회담을 통해 9.19공동성명을 만들어냈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핵폐기를 하고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기름을 대준다든가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준다든가 하는 빅딜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실천이 되고 있지않죠. 다시 빨리 9.19공동 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회담이 일단 열려야 하지않나 싶습니다.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행동을 막기가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6. 앞서 말씀하신 유엔안보리의 계속된 제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또다시 핵실험을 하게 된다면, 국제사회에서 어떤 제재를 받게될까요?

제재라고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제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핵개발과 관련된 어떤 기업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든가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든가, 또 핵개발과 관련된 주요 인사들의 해외여행을 금지하는 이런 정도로 해왔습니다. 더 이상 제재할 게 무엇이 있느냐? 북한은 오랫동안 소위 자력경제, 폐쇄경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경제적인 제재로 북한의 항복을 받아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거죠.

그렇다면 남은 것은 무엇이냐? 무력제재 아니냐, 핵시설을 공격한다든가 하는 이런 문제만 최종적으로 남는 결과가 되는 것인데 그것도 너무 위험부담이 크단 말이죠. 핵시설을 공격하게 되면 북한이 반발해서 남한에 있는 미군을 공격한다든가 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걷잡을 수 없이 문제가 복잡해지지 않습니까? 따라서 군사적 수단도 사용하기 힘들고, 경제적인 제재도 잘 먹히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북한이 더이상 핵능력을 제고시키지 못하도록,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겁니다. IS라든가 테러집단에 가게 되면 큰일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핵확산을 못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고, 거기에 일정부분 어느정도 경제적 제재를 해지한다든가 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없도록. 수출할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 이런 작업들이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7. 그렇기 때문에 이란 핵협상을 북한에도 적용해야된다는 주장이 일고있는 것 같은데요. 이란 핵타결을 통해 얻은 교훈을 북한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시나리오로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란도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제재를 해제 받고 지원을 받는 것이죠. 이란은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상업용이나 연구용으로 이용하는 허락을 받은 겁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국과 독일이 포함됐었죠. 6개국과 이란이 협상을 해서 지난 4월 1일 전격적으로 타결을 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6월 30일 즈음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습니다. 주고받기를 한 거죠.

그런데 주고받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란도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져야하고, 미국도 그러한 이란에 대해 이제 더 이상 압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양국 인식의 어떤 공통성이 있어야 타결이 되는 것인데, 아직은 북한도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 같고, 미국도 북한과 핵문제에 대해서 깊숙한 대화를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 시나리오를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고 보입니다. 

8. 북한과 이란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에 대한 협력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 이란 핵 개발 중단 선언에 받을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박사님, 어떻게 보십니까?

북한입장에서는 고립이 더 심화되는 거죠. 이란정도라도 있어서 어떤 동지의식, 동질감을 느꼈을텐데 이란이 미국과 핵협상을 함으로써 아마 지구상에 북한만 남아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안되겠다. 우리도 이제 핵문제를 가지고 미국과 대화를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전혀 반대로 ‘우리는 이란과 다르다. 우리는 핵을 포기할 수도 없고 더 강경하게 나가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반응이 공식적으로 나온 것은 아닙니다만, 4월 1일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타결되고 4월 4일 노동신문기사에 ‘미국의 핵무기 없는 세상은 기만이다, 거짓말이다. 미국만 핵 국가로 남기위한 것이다’ 이렇게 비난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시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핵개발에 나서겠다고 하는 경제개발과 핵발전을 병진시키는 병진노선을 계속 가져가겠다고 하는 이런 생각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9. 서방이 취한 경제제재 해제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란이 핵 포기를 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란과 같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란은 물론 신정체제고, 독재체제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이란은 대통령도 선거를 통해 뽑았습니다. 이란은 상당한 온건파인 로우하니 대통령이 2013년에 당선됐고, 이 사람이 당선되면서 핵포기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재국가지만 북한과는 조금 다른 독재죠. 북한에는 선거는 있기는 있습니다만 최고인민회의에서 간접선거로 뽑고, 그것도 대항마가 없는100% 찬성표입니다.
 
이란만 해도 자본주의적인 생산양식을 갖고 있습니다.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석유도 팔아야하고, 우리도 건설회사가 나가있는 등 이란과 많은 거래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은 지금 사회주의 내지는 수령경제 이런 것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이란은 경제 제재를 계속 받으면 살아갈 수 없는 나라지만 북한은 그런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고 있는 상태도 견뎌내는 사회입니다. 그래서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북한이 이란처럼 미국과 핵협상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있습니다. 물론 북한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경제발전을 위해, 인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서 핵을 포기한다? 이것은 이란과 조금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0. 앞서서 북핵문제를 위해 회담과 대화가 계속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만간 6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현재로서는 높지 않습니다. 6자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6개국 모두 ‘회담하자’고 되야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보면 북한이나 중국은 6자회담을 빨리하자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한국과 미국은 소극적입니다. 왜냐하면 ‘6자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포기에 관련된 선행조치를 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죠.  6자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이 핵 폐기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회담에 나와야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6자회담이 그렇게 쉽게 풀려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 당사국들이 생각이 다르다는 거죠. 

11. 그렇다면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있을까요?

그래서 사실 올해 1월부터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1월에는 한·미·일 3자 협의를 했고, 2월에는 한·중 협의 또 한·러 협의를 통해서 빨리 6자회담을 열자는 것에 대해서 많은 진전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온 하나의 방안이 ‘탐색적 대화를 하자’입니다. 북한이 어떤 생각,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인지 한번 떠보는 그런 회담을 해보자고 제안을 했고,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대게 합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탐색적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전제조건이 없다. 6자회담에 대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다고 말씀 드렸지 않습니까? 그 전 단계인 탐색적 대화에는 별도의 조건이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것조차도 받아들이지 않고있기 때문에 5자회담이라고 하는 것이 물론 유용성은 있습니다만, 실질적인 당사자인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은 그런 5자회담이라고 하는 것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5자회담이 필요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될 것인가는 조금 의문이라는 거죠. 

12. 북한은 미국과 양자 회담을 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북미 양자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시나요?

미국의 뜻에 달려있죠. 미국은 기본적으로 양자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북한은 1974년부터 ‘북미 직접대화를 하자’ 그래서 ‘북미평화협정을 맺자’ 이렇게 주장했지만 미국은 그런 것을 들어준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전혀 한 번도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1994년 북미대화를 통해 제네바 합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미국은 ‘이제는 더 이상 양자회담은 하지않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12-1.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북한의 주장을 보게 되면 남한과 남북직접대화를 해봐야 소용없다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남한 뒤에 미국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미국이 만약에 틀어버리면 남북한의 협상을 하고 협의를 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남한의 실질적인 주인인 미국과 직접대화를 해서 담판을 짓자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남한에 대한 인식이 ‘미국의 신식민지다. 아무 주권이 없다. 그래서 남한과 대화해봐야 소용없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13.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국은 이미 북한을 협상 대상자로 보지 않고 있다는 말도 들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북핵 해결에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미국은 북한을 직접적인 협상 상대자로 보지 않으려는 생각이 강하게 있는 거죠. 왜냐하면 자꾸 약속을 어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되느냐’는 어렵습니다. 우리로서는 어떻게든 북미대화를 할 수 있도록, 조금은 중간에서 거간역할을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미대화가 나쁜 게 아니고 북미대화를 통해 북한이 핵문제에 진전을 보인다든가 또는 개혁개방으로 가게 되면 우리로서는 좋은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굳이 북미대화를 막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가능하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14.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한국 편으로 만들려는 전략 마련도 필요해 보입니다. 이와 관련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굉장히 좋은 방안이죠. 중국과 러시아가 전적으로 남한 편을 들도록 하면 북한에 대한 압박카드도 되고 좋겠습니다만, 중국이나 러시아는 형식적으로 또는 겉으로는 남한의 입장을 지지합니다. 자기들도 한반도 비핵화를 찬성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전략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생각이 있습니다. 한반도 정책이 굉장히 이중적입니다. 남한도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고, 북한도 놓치지 않으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중 간, 한·러 간 대화가 잘 돼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하자’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그런 행동을 취할지 의문입니다. 북한은 또 굉장히 싫어할 것 아니겠습니까? 중국과 러시아가 남한과 편을 먹고 자기들을 압박한다면 자기들은 가만있지 않겠다고 이렇게 반발을 한단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여서 전적으로 우리 편만 들게 하는 것이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꼭 우리 편으로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그래서 중국, 러시아 모두가 원하는 것이 남북대화입니다. 남북 간이 갈라져 있고 적대적인 관계가 있으면 자기들이 어떤 한편을 들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남북관계가 화해협력 단계로 가게 되면 자기들도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빨리 재개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집중분석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이 핵문제를 어떻게 끌고 갈지, 또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