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간첩 두명 체포”…통일부 “터무니없는 주장”

북한은 26일 정탐·모략 행위를 목적으로 잠입한 ‘남한 간첩’ 김국기와 최춘길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반공화국 정탐·모략행위를 감행하다가 적발체포된 괴뢰정보원 간첩 김국기, 최춘길의 국내외 기자회견이 26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렸다”고 밝혔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기자회견에 앞서 “미국과 괴뢰정보기관의 배후 조종과 지령 밑에 가장 비열하고 음모적인 암살 수법으로 최고수뇌부를 어째보려고 날뛴 극악한 테러분자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위부는 “김씨와 최씨가 주로 조선족, 화교, 북한 사사(私事)여행자 등과 접촉해 정보를 수집했다”면서 “몇 푼의 돈 때문에 간첩질을 하고 있는 외국 국적자들에게도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통신은 김 씨가 1954년 대전에서 태어나 2003년부터 중국 단둥에서 거주하며 지하교회를 운영했고 교회에서 수십 명의 조선족과 사사여행자들을 상대로 한 선교활동을 진술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회견에서 2005년 북중 국경지역에서 국정원 요원에게 매수돼 북한 정보를 수집, 제공하고 북한체제를 비방하는 활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2009년 최고지도부(김정일)의 중국 방문 시 통과한 어느 한 간이역과 그 주변을 찍은 사진, 그의 건강상태와 관련한 중대비밀자료들을 수집·제공했으며, 2010년 8월 최고지도부가 철도로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지령을 받고 정보를 수집·제공해 그대가로 수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 씨는 1959년생으로 춘천에서 태어나 2003년부터 중국에서 살다가 2011년에 국정원 요원에게 매수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최 씨는 공화국내부를 와해시키고 북한 주민들을 유인하여 남조선으로 끌어가는 범죄도 저질렀다”면서 “국정원의 지령을 받고 2013년까지 5차에 걸쳐 북주민을 남자 9명, 여자 13명, 어린이 6명씩이나 남쪽으로 빼돌렸다”고 전했다.

한편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어떠한 사전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우리 국민 김국기씨와 최충길씨를 억류하고 이들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북한의 이런 조치는 국제관례는 물론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인도주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북한의 조사내용은 향후 우리 국민들이 우리측으로 송환된 후에 확인해 봐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북한이 우리 국민 김국기씨와 최충길씨를 조속히 석방하고 우리 측으로 지체없이 송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또 우리 국민들이 송환되기 전까지 국제규범 및 관례에 따라 신변안전 및 편의를 보장하고 그 가족과 우리측 변호인이 접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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