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세상, 빙두(마약)라도 해야 견디지”

최근 북한에선 마약중독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북한 당국도 사태의 심각성에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마약 제조기술이 광범위하게 퍼진 상황에다 법기관원들조차 마약에 손을 데고 있는 실정이라 막을 도리가 없다는 소식통의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처음 함흥에서 제작된 마약이 소규모로 유통되다가 마약복용이 늘면서 혜산을 비롯한 국경지역에서도 생산이 되고 있다”며 “마약 제조기술이 외부에 유출되면서 주민들은 에페드린(ephedrine)이라는 화학물만 있으면 얼마든지 만든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양강도 지역은 중학생들조차 마약을 못하면 따돌림을 받고, 가정주부들은 모임장소를 사전에 정해 마약을 복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식통은 “인민보안성 기동순찰대원들도 야간에 근무할 때 마약을 한다. 주민들은 예전에 서로 만나면 인사가 담배를 권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마약을 권하는 것이 보편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이 군인, 보안성 안전원들 할 것 없이 대중화되면서 단속기관 모르게 비밀리에 팔거나 사는 것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도 사거나 팔수 있을 정도”라며 “마약 1g이 중국 돈 100위안에 팔리는데 100위안이면 장마당에서 쌀 20kg을 살 수 있지만 사람들이 쌀을 사먹는 것보다 마약에 더 관심을 가진다”고 실태를 전했다.


이처럼 마약복용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북한 당국은 비사회주의 첫 번째 대상을 밀수업자에서 마약복용자로 바꾸고 단속을 확대하고 있다. 양강도의 경우 작년 12월에 내려왔던 보위사령부 검열이 올해 3월초에 또 시작됐다.


그러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이제는 검열을 백번 내려와도 어쩔 수 없다. 전반적으로 다하는데 그렇다고 다 죽이거나 교화소에 보낼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현재 주민들은 “간부들도 출근 전 빙두를 하는데 우리라고 왜 못하나” “빙두를 하니 하늘이 노랗고 세상살이 걱정이 없고 기분만 좋다” “답답한 이놈의 세상, 빙두에 의지해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에서 유통되고 있는 마약은 속칭 ‘빙두’라 불리는 각성제로 함경남도 함흥시 흥남제약공장에서 비밀리에 생산됐다. 이를 인민무력부 연락소 산하 전투원들이 공해상과 해외에서 팔아 ‘충성의 당자금’이라는 명목으로 김정일의 ‘개인금고’로 직행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제약공장 마약생산반의 종업원들에게는 식량이 공급됐고, 김일성·김정일 생일이나 국가적인 명절에는 과일과 사탕가루(설탕), 피복 등을 주면서 생산을 독려했을 정도로 국가의 비호를 받았다.


2000년대 들어 평양과 함흥을 중심으로 간부들과 부유층에 서서히 퍼지기 시작한 마약은 2000년대 중반 제조기술이 알려지면서 급속도로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