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방문 중국 간 北주민들 이제 안 돌아온다”

친척방문을 목적으로 중국에 나온 북한 여행자들이 비자기간을 넘겼음에도 귀국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자 북한당국이 최근 중국 방문을 신청하는 주민들에게 무조건 여행자 2명씩 데려오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6일 배포한 북한 내부 소식지(NK In & Out)를 통해 “도강증(북한 주민국경통행증)을 받아 중국에 친척방문을 나간 사람들이 절반도 돌아오지 않아 최근에는 도강증 발급이 거의 중단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소식지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는 최근 도강증을 발급받아 중국에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두 사람씩 데려와야 한다는 지침을 주기도 한다”며 “새로 중국에 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미 중국에 친척방문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의 (중국내) 주소를 알려주고 그들이 방문지(친척집)에 있는지를 확인한 후 중국 공안(公安)에 신고하여 북송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또한 최근 중국내 친척방문용 비자를 신청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중국에 가서 기일 내에 돌아오지 않는 경우에는 가족추방을 비롯한 어떠한 법적 처벌도 받겠다’는 서약서를 받아내고 있다고 소식지는 덧붙였다.

소식지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최근 중국 방문에 필요한 ‘도강증’을 떼려면 보통 북한 돈 100만원(약 300달러)이 필요한데 대다수 사람들이 빛을 져서 이 돈을 마련한다”며 “중국에 갔다 오는 대가로 ‘도강증’을 떼어준 간부들에게 텔레비전이나 녹화기를 비롯한 뇌물을 주어야 하는데, 중국에서 이 돈을 마련치 못해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지난 몇 년 동안 ‘도강증’을 떼어가지고 중국에 들어갔던 사람들 대부분이 6개월 이상씩 중국에 머물다 돌아왔고, 그중 절반 정도는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면서 “행여나 중국에 갔던 사람들 중에 결국 빚더미에 올라앉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식지는 감자 분배와 관련한 양강도 지역의 실태와 주민들의 반응 등도 소개했다.

양강도의 한 농민은 “올해 감자배급이 시작되었는데 애초에 8개월분을 준다는 말은 어디가고 2달분에 그치고 있다”며 “올해는 중앙에 있는 무슨 상업성이요, (인민)보안성이요 하는 기관들이 몰려들어 저마다 (중앙당) 지시문이라는 걸 들고 다니며 감자를 실어가니, 농장원들이 먹을 것도 제대로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도 군대들은 병사들을 데려와 감자를 파가는데, 중앙기관이라는 사람들은 빈 차만 가지고 와 감자를 내 놓으라고 하니 농장원들이 그것(감자)만 파자고 해도 세월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 농민은 ‘송장(배급을 받을 접수장)’을 가진 중앙 간부들이 감자를 내놓으라며 초급당과 관리위원회 사무실에 앉아 주인 행세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간부들도 버티지 못하고 중앙 간부들을 피해 다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우리 농장도 관리위원장, 초급당비서, 기사장이 다 도망쳐 버리고 밤에 집에도 들어가지 않는다”며 “중앙당 간부들은 밤이면 농장 간부들의 집까지 찾아가 ‘몇일까지 감자를 싣지 않으면 알아서 하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가을 감자수확을 끝낸 양강도는 감자 1kg에 북한 돈 150원까지 올랐다고 소식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