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한인권운동의 전초기지로 떠올라

북한인권국제대회가 10일 대학생국제회의와 청계광장에서 열린 북한인권콘서트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서울 국제대회에 참가한 국내외 50여개 단체들은 ‘서울선언’을 채택, ‘북한인권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매년 세계인권기념일을 즈음해 세계 각지에서 ‘북한인권 국제캠페인’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8개항의 ‘서울선언’은 이 대회의 성과를 집약해준다.

1) 탈북자에 대한 보복은 중단돼야 한다.
2) 정치범 수용소는 해체돼야 한다.
3) 납북자는 생사확인과 송환이 이뤄져야 한다.
4) 조직적 인권유린은 중단돼야 한다.
5) 식량・의약품은 어린이에 최우선 배분돼야 한다.
6)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촉구한다.
7) 국제사회가 북한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 것을 호소한다.
8) ‘북한인권을 위한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나간다.

또 ‘북한인권대학생 국제회의’는 ‘북한인권 학생국제연대회의’(가칭)를 구성하기로 하고, “전세계 청년대학생들이 힘을 합쳐 북한인권을 실현하자”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北인권, 전 지구적 공감대 형성

이로써 세계인권선언기념일 57주년을 맞아 개최된 ‘북한인권국제대회-서울’은 북한인권문제가 세계인의 관심사임을 재확인했고, 아울러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전 인류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지구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내년에는 벨기에와 노르웨이에서 북한인권을 주제로 한 대규모 국제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유럽에서의 북한인권대회는 인권문제의 지역적 상징성과 유럽인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감안할 때,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북한인권문제는 이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전 세계인의 과제가 된 것이다.

이번 국제대회는 인권문제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켜 주었다.

첫째, 인권은 인간이 가진 보편적이고 항구적인 가치라는 사실이다. 인권은 ‘모든 인간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한다. 모든 사람은 사랑과 존중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는 인간존재로서의 권리다. 이것이 인권의 본질적 특성이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이 원칙에서 북한인권문제에 접근함으로써 인권의 본질적 가치를 알려 주었다.

둘째, 인권의 가치는 지역, 인종, 민족, 성별, 계급, 종교, 이데올로기 등 개개인이 살아가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환경과 조건에 제약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북한인권문제를 좁은 정치적 프리즘을 통해 바라보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사실을 다시 환기시켜 주었다.

국제네트워크 형성 출발지로

이번 국제대회는 세 가지 면에서 크게 성공했다.

첫째, 북한인권문제를 국제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해 가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각 지역에서의 독자적인 목소리가 국제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둘째, 북한인권의 실태에 대한 정보를 각국이 체계적으로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북한인권문제는 정확한 자료나 정보가 없어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국제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공유는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체계적으로 알려가게 될 것이다.

셋째, 이 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되고 한국의 인권운동가와 단체들이 주도함으로써, 북한인권문제의 중요한 한쪽 당사자로서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인권문제를 국제사회가 먼저 제기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해옴으로써 한국의 북한인권운동가들과 양심적 시민사회는 정신적 부채감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국제대회를 통해 한국의 북한인권단체가 책임있는 당사자로서 국제사회에 등장하게 되었고, 또 향후 한국의 시민사회가 북한인권문제 해결의 전초기지로 성장하게 될 것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대회기간동안 한국의 정부-여당이 보여준 행태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여당의 중진의원이라는 사람들이 “북한인권을 제기하여 전쟁이라도 하자는 거냐”며 국제사회에 대한 공갈과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는 한국정부가 인권에 대한 몰이해를 여실히 드러낸 것임은 물론, 김정일 정권을 보호해줌으로써 스스로 파쇼독재의 부역자로 전락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었다.

한국의 북한인권운동은 지난 10년을 거치면서 이제 본격화되었다. 이 운동은 북한의 인권실현과 민주화가 완성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며, 아울러 국제연대를 통해 전세계의 인권실현과 민주화에 기여함으로써 그 소중한 사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The DailyNK는 ‘북한인권국제대회-서울’의 성공을 높이 평가하며, 이번 국제대회의 모든 참가자들과 대회준비 관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