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O경수로 TA 발효..추가 손실은 없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한국전력이 대북 경수로사업의 청산을 위한 `사업종료 이행협약'(TA)을 체결함에 따라 향후 추가 손실이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지난 5월 31일 KEDO 집행이사회의 사업종료 결정을 전후해서부터 “한전이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정부의 입장이 끝까지 지켜질지 여부다.

우리측은 이미 이번 사업 비용의 70%인 11억3천700만달러와 KEDO 사무국 운영비 3천700만달러를 지불한 데 이어 2005년 말 경수로의 막바지 유지관리 기간에 들어간 비용 가운데 920만 달러를 이번 TA 발표 이후 추가로 내야 한다.

결국 이 같은 관심의 배경에는 KEDO의 상환능력 부재로 사업비를 돌려받을 길이 없는 상황에서 청산과정에서까지 추가로 국민들의 부담이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통일부도 14개 조항에 걸쳐 A4 용지 10쪽이 넘는 내용을 담은 TA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공개를 거부하면서도 “국민의 추가 부담이 없고 이미 투입된 사업비의 사장(死藏)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TA에는 지난 5월 31일 KEDO집행이사회가 경수로사업의 공식 종료를 선언할 때 밝힌 “한전이 경수로 부지 외에 있는 KEDO 기자재에 대한 모든 권리를 인수하는 대신 청산비용을 부담한다”는 원칙이 그대로 반영됐다.

한전이 클레임을 포함한 청산에 드는 비용을 전담하는 대신 핵심 기자재에 대한 처분권을 넘겨받는다는 우리의 일괄청산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은 한전의 기자재 처리에 따른 이익이 청산비용을 초과할 경우 KEDO와 상호 협의해 처리하도록 규정한 반면 청산결과 발생할 수 있는 한전의 손실 부분을 보전하는 내용은 빠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이익과 손실 처리를 둘러싼 균형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상호 협의’를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사업종료 결의 때 일본 측의 문제 제기로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방식으로 기자재 및 청산비용을 처리한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결의한 것 보다 우리측에 불리해진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지난 8일 TA를 논의한 한전 이사회에서도 사외이사들이 손실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런 평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추가 손실이 날 경우 처리방안과 관련, “손실을 보면 보전하는 방안은 사실상 없다”고 답하고 이 경우 한전이 떠안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만에 하나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한전이 결코 손해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은 한전이 인수한 기자재의 처분 문제와 연결돼 있다.

한전이 인수할 `북한 밖에 있는 KEDO 기자재’는 원자로 설비 23종, 터빈 발전기 관련 9종, 보조기기 관련 20종 등 모두 8억3천만달러 상당이다. 상당수는 두산중공업 등 국내업체가, 나머지는 웨스팅하우스, 히다치 등이 제작하던 것들이다.

한전은 국내 100만kW급 원자로의 교체용이나 수출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우선 국내 원전건설계획에 따르면 100만kW급 한국형 표준원자로가 아니라 1기에 140만kW짜리 신형 경수로가 주류라는 점에서 새로 계획을 짜 100만kW짜리 구형 원자로를 쓰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와 함께 해외 수주에 나서더라도 헐값에 팔지 않는 한 구형 원자로에 대한 수요 물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맞물리고 있다.

실제 한전 역시 협상과정에서 손실 문제도 균형 있게 처리하자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는 게 통일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와 한전은 손실이 없을 것이라는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측이 지난 5월 사업종료 결정 때는 물론이고 그 후 7개월이 걸린 TA 과정에서 과다이익을 문제삼았다는 점이 손실 보다는 이익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상황을 반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나아가 이번 TA에 명문화되지는 않았지만 한전이 과다이익이 발생하더라도 그 과다이익을 `기자재 처리비용이 청산비용의 두 배를 넘을 경우’로 한정하자고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 점도 우리 측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이는 한전 입장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이면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우리 측이 협상과정에서 손실 가능성을 제시한 이면에는 이에 대한 실제 우려보다는 과다이익을 문제 삼는 일본 측의 논리를 꺾는 카드로 사용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한전이 손실과 과다이익 가능성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합의했기에 문제가 없다”며 “만일 과다이익이 났을 때 어떻게 할지에 대한 구체적 합의는 없지만 국가별 부담 비율에 따라 우리가 70%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TA를 통해 청산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정부가 그동안 KEDO에 빌려준 대출금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KEDO 대출금은 1999년 한국과 KEDO 사이의 차관 공여협정에 따라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재원으로 한국수출입은행이 KEDO에 빌려주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업 종료로 돌려받을 길이 없게 된 것이다.

그 규모는 이자까지 합쳐 현재 우리 돈으로 1조8천억원 가량이나 된다.

협력기금 경수로계정은 국채발행으로 조성한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 예수금으로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꼭 갚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공자예수금으로 공자예수금을 갚는 `돌려막기’를 해 왔다.

특히 매년 이자 부담이 800억원 안팎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급히 근본적인 상환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이자 부담에서도 헤어나기 힘든 실정이다.

정부 재정에서 상환자금을 충당하는 방안이 확실시되지만 일단 2007년 남북협력기금 운용계획에는 근원적인 대책이 포함되지 않은 만큼 `돌려 막기’가 되풀이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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