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O경수로 청산문제 어떻게 되나

북한 금호지구 신포 경수로 건설현장에서 8일 잔류 인력이 모두 빠져나오면서 신포 경수로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포 경수로는 2003년 12월부터 1년씩 2차례에 걸친 공사중단을 거쳐 공사를 주관하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작년 11월 집행이사회를 열어 완전 종료하기로 방향을 잡고 마지막 선언만 남겨놓은 상태이다.

2차 공사중단 기간 만료일인 작년 11월30일자로 일종의 `사형선고’가 내려지고 `사형집행’만 남겨 놓은 셈이다.

앞서 KEDO경수로는 이미 작년 6자회담의 9.19공동성명에 ‘대한민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200만kW의 전력공급에 관한 2005년 7월 12일자 제안을 확인했다’는 문구가 들어가면서 이미 생명을 다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런 흐름에 비춰 보면 KEDO경수로는 더 이상의 미래가 없는 셈이다.

결국 미래라면 불협화음 없이 청산할 수 있는 해법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 11월 집행이사회가 최종 종료 선언을 못한 것은 앞으로 청산을 위한 법적, 재정적 문제를 놓고 이사국 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배경으로는 복잡하게 얽힌 계약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돈 문제가 꼽힌다.

앞으로 청산에 들어갈 비용을 핵심 이사국인 한.미.일 간에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를 놓고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건설비용은 1998년 11월 국가간 재원분담 결의에 따라 한국이 70%, 일본이 22%를 분담키로 했지만 이 결의에는 청산비용 문제는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작년 12월11일 “한국이 미국에 일정액을 부담하겠다는 약속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의 분담 여부나, 비율이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공사비를 내지는 않았지만 1995년부터 제2차 북핵 위기가 불거진 2002년 말 중단할 때까지 북한에 제공한 총 356만t, 5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중유 가운데 3억5천만 달러 가량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은 KEDO의 행정예산을 2004년부터 내지 않은 것으로 통일부의 2005년 국감자료에 나와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단독으로 부담해야 하는 대북 송전 제안까지 내놓은 마당에, 청산비용마저 상당 부분을 짊어지게 될 경우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어 보인다.

우리측은 청산비용으로 1억5천만∼2억 달러가 들고 청산에 1년 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청산비용에는 공사 참여업체들에 대한 위약금이나 각종 피해보상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EDO와 한국전력 사이의 턴키계약은 사업 종료시 KEDO가 한전에 각종 손실비용을 지급해야 하고 한전은 협력업체들에게 물어주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업들 피해는 줄일 수 있는 안전판이 있는 것이다.

각종 계약은 국내 104건, 해외 10건 등 모두 114건이나 된다.

문제는 주계약자가 한전이며, 협력계약업체 66개 가운데 55개가 우리 업체들이라는 점이다. 당시 국내 업체의 참여를 위해 한국 표준형 원자로 채택에 힘쓰고 우리 기업들이 주도한 것이 지금은 부메랑이 돼 날아온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 가운데 원자로 설비나 터빈발전기, 각종 보조기기 등 두산중공업 등에서 만들다가 중단한 각종 설비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정부측은 이를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다.

반면 신규 사업에 사용될 수 있을 지가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와 맞물려 설비의 일부가 `고철’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북한의 반출 불허조치에 따라 억류된 455억원 상당의 기자재도 문제다.

중장비로는 굴삭기 8대, 지게차 6대, 크레인 9대, 덤프트럭 13대, 공기압축기 3대, 콘크리트 생산설비 6대, 트레일러.유조차.펌프카 24대, 수조차.믹서.화물트럭 23대, 소방차 1대 등 모두 93대가 있고, 차량도 버스 12대, 앰뷸런스 1대, 포터 68대, 지프 84대, 승용차 8대, 봉고 17대 등 190대나 된다.

억류 설비와 비품에는 통신설비 8종 1천467개, 의료장비 30종 67개, 전산설비 6종 462개, 생활비품 5종 3천939개 등이, 건살자재로는 시멘트 32t, 철근 6천600t, 배관 500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그동안 들어간 사업비 15억5천200만 달러 가운데 우리가 투입한 11억3천700만달러(1조3천655억원)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도 공사가 종료된 상황에서 북한이 돈을 갚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국채 발행으로 2조7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고 다시 국채를 발행해 원리금을 갚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관 형식으로 KEDO에 지급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그 부담은 국민들에게 돌아올 공산이 커 보인다.

이와함께 미국과 KEDO에 보상을 요구했던 북한의 입장도 불씨로 남아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작년 12월19일자 `상보’를 통해 “경제적으로 직간접적으로 수백억 달러의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며 미국의 보상 의무를 강조한 바 있어 청산과정에서 겹겹이 쌓인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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