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O경수로 종료논의 어떻게 되나

북한 금호지구 경수로의 미래를 결정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21∼22일 집행이사회를 열어 ‘완전 종료(termination)’ 문제에 대해 협의했지만 결론을 확실히 내리지 못한 채 끝났다.

이번 이사회 직후 참석자들의 설명은 약간의 뉘앙스 차이를 보였다.

미국 대표인 조셉 디트러니 국무부 대북협상대사는 회의가 끝난 뒤 언론에 집행이사국들이 경수로 사업의 종료에 대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하면서도 이달 중 다시 만나 재정적, 법적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반면 김영목 KEDO 사무차장은 “사업 종결 문제를 논의했으나 재정적, 법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해 아직 사업 종료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김 사무차장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런 반응에 비춰 이번 이사회에서는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4개 이사국이 KEDO경수로 공사를 완전히 종료한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었지만 종료할 경우 생길 후속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KEDO경수로 건설의 완전 종료는 우리 정부가 지난 7월 200만kW 대북 송전계획인 ‘중대제안’을 발표하면서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중대제안은 KEDO 경수로를 더 이상 지을 수 없다는 미국과 일본의 완강한 입장과 북한의 입장을 감안해 KEDO 경수로 종료를 전제로 나온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4차 6자회담의 결과물로 나온 ‘9.19 공동성명’에도 대북 송전계획이 명시되면서 KEDO경수로는 ‘사형 선고’가 내려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에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법적, 재정적 문제가 결국은 계약과 돈 문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 계약을 보면 북한과 KEDO 사이에 1995년 12월 체결한 경수로공급협정과 1999년 12월 KEDO와 한국전력 사이의 주계약(TKC)이 뼈대를 이룬다.

한전이 종합관리를, 현대건설, 대우, 동아건설, 두산중공업 등 4개사 컨소시엄이 합동시공을 맡았고 그 밑에 하도급업체로 34개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 뿐 아니라 설계, 원자로나 터빈발전기, 보조기기 제작 등에 계약이 꼬리를 물면서 협력계약 건수는 국내 104건, 해외 10건 등 모두 114건이나 된다.

그러나 계약은 결국 돈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이사국 간 비용 분담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투입된 비용을 보면 1998년 11월 국가간 재원분담 결의에 따라 지난 8월말까지 공정률 34.54%에 이르기까지 모두 15억5천900만달러나 된다.

한국이 70%에 해당하는 11억3천500만 달러를, 일본이 4억600만 달러, EU가 1천800만 달러를 각각 들였다.

우리 정부는 이 때문에 국채 발행 등으로 2조7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1995년부터 제2차 북핵 위기가 불거진 2002년 말 중단할 때까지 북한에 제공한 총 356만t, 5억1천100만 달러 규모의 중유 가운데 3억4천800만 달러의 비용을 부담했다.

우리 정부와 일본은 1999년 7월과 5월 각각 KEDO와 체결한 차관공여 협정에 따라 비용을 KEDO에 대출한 것이다.

문제는 1차적으로는 공사가 도중에 완전종료될 경우 북한으로부터 공사비를 회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2차적으로는 사업종료에 따른 위약금 등 추가되는 청산비용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생긴다.

경수로사업 재원분담에 관한 합의서에는 청산비용이 없기 때문에 필요한 청산비용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KEDO 이사국 간에 별도의 재원 분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청산비용으로 1억5천만∼2억 달러가 들 것으로 일단 추산하고 있다.

한전의 경우 주계약 조건에 따라 사업 종료시 KEDO로부터 각종 손실비용을 받을 수 있고 한전의 협력업체 역시 같은 계약조건으로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지만 그 보상비용은 결과적으로 한국 등 이사국들의 떠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문제이다.

더욱이 KEDO가 경수로 건설을 일시중단하자 2003년 11월 금호지구 현장의 장비 반출을 금지하고 미국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던 북한의 반응도 미지수여서 겹겹이 쌓인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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