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대북제재로 北당국에 상당한 고통”

2000년대 남북교역은 북한무역의 최대 38%를 차지한데다 북한이 이를 통한 경화(달러) 획득으로 대(對)중국 교역을 늘려온 만큼, 우리의 제재가 이뤄지면 북한 정부에 상당한 고통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석 연구위원은 24일 ‘대북 경제제재의 효과’라는 현안분석에서 “우리의 제재는 중국의 정치적 선택에 영향받겠지만 궁극적으로 북한, 특히 북한 정부에 상당한 고통을 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우리의 대북 제재가 이뤄지면 북중교역이 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중국이 중립적이라고 가정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교역이 북한의 경화 획득 통로이라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제재로 남북교역이 중단되면 한국으로부터의 경화 수입이 중단되고, 북한의 대중 결제수단이 부족해지면서 수입능력이 줄어 북중 무역은 정체될 것”이라며 “이 경우 다른 나라로의 교역 대체도 힘들어 전체 교역의 침체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순차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과 중국의 대북교역은 북한 대외거래의 최대 80% 이상,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북한의 대중 교역은 전체교역의 32~49%(10억~28억달러), 대남교역은 20~38%(7억~18억달러) 비중이다.


이 위원은 “북한은 표면적으론 남북교역에서 적자지만, 실질교역에서의 흑자와 개성공단, 금강산 등에서 상당한 현금 수입을 올렸다며 “지난해 북한의 대중 무역이 2000년대 들어 처음 줄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남북교역으로 북한이 번 달러 규모가 감소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남북교역을 통한 북한의 경화 수입은 실질교역 흑자와 관광 수입, 개성공단 임금 수입 등을 합쳐 2004년 1억8천만달러에 그쳤으나 2005년 2억3천300만달러, 2006년 3억4천100만달러에 이어 2007년 5억3천400만달러로 정점을 찍고 2008년 4억9천만달러, 지난해 3억4천700만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북한은 한국에 수출하던 것을 중국으로 이전하려 할 것이지만 상품구조 때문에 단기간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 2007년 319개(개성.금강산거래 제외) 품목을 한국에 수출했는데 이 중 60%에 가까운 176개는 중국으로 전혀 수출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대남 수출을 대중 수출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위원은 “그간 남북교역으로 통치에 필요한 달러를 획득해 온 북한당국에는 즉각적,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상당한 고통과 위협으로 느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중국 변수를 감안하면 상황이 조금 달라질 것으로 봤다.


먼저 중국이 한국의 제재에 중립적일 경우 상황이 비슷하겠지만 제재에 동참하면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 빠지면서 단순히 북한 경제가 아니라 김정일 정권의 사활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이 위원은 분석했다.


반면, 중국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북한을 적극 지원한다면 정도에 따라 한국의 대북제재 효과는 약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대중 종속을 심화시키고 그에 따라 북한의 주체사상 와해와 북한 지도부의 통치역량 약화 등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위원은 대북 제재에 따른 북한의 반응에 대해 “대대적 선전으로 위기감을 체제결속의 계기로 전환하고 한반도의 정치.군사.외교적 긴장 고조와 같은 각종 비경제적 위협수단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제재는 북한당국에 고통으로 줄 것인 만큼 자신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제재가 북한 주민이 아니라 정부를 대상으로 한 것임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소한 중국이 우리의 제재 효과를 반감시킬만한 대규모 대북지원을 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노력과 국제공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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