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방북 의미와 전망

북한이 지난 23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초청한 것은 북핵 `2.13 합의’에 담긴 초기조치 이행 과정에서 북한이 취한 첫 번째 가시적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2.13 합의’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쇄.봉인하고 IAEA와의 합의에 따라 모든 필요한 감시 및 검증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IAEA 요원을 복귀토록 초청’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초청은 IAEA 요원 수용의 맥락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초기조치 이행의 한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평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이 하나 같이 북한의 이번 조치를 `2.13합의’ 이행의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찰 실무진이 엘바라데이 총장의 방북길에 동행할지 여부와 총장이 직접 영변 핵시설을 방문할지 여부 등은 불투명하지만 우선 총장의 방북만으로도 4년여 단절됐던 북한과 IAEA의 관계가 복원되는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엘바라데이 총장의 방북은 이 같은 상징적인 측면 외에 실무적 측면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IAEA는 사찰단의 활동 범위, 사찰단 규모 등을 협의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모든 필요한 감시 및 검증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IAEA요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2.13 합의’에 명시됐지만 IAEA사찰단이 실제로 북한 안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합의문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아 북한과 IAEA가 협의해야할 상황이다.

때문에 북한이 IAEA 사찰단에 어느 정도 권한을 부여하느냐는 북한이 핵폐기에 얼마나 적극성을 갖고 있는지, 또 미국 등 6자회담 나머지 참가국들의 상응조치 공약을 신뢰하는지 여부를 가늠할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2년 북한이 IAEA사찰단을 추방하기 전까지 북한에서 맡은 사찰단의 역할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동결된 영변 5MW 원자로 등 5개 동결 대상 시설이 실제로 동결 상태인지를 감시하는 선에 머물렀다는 것이 당국자의 설명.

이번에 북에 들어갈 IAEA요원들은 기본적으로 영변 핵시설들이 북한이 약속한 대로 폐쇄.봉인돼 있는지를 감시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의 활동을 할 수 있을지는 북한과 IAEA간 협의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는 핵프로그램 전면 신고 및 검증이 이뤄지기 이전인 이른바 `초기단계’에서는 보유한 핵무기 등의 정보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급적 IAEA의 활동범위를 영변 핵시설로 제한하려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면 IAEA측은 북한이 핵폐기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라도 가급적 활동 범위를 넓게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IAEA 사찰단의 활동 범위, 감시 대상 등에 대한 협의는 엘바라데이 총장 방북에서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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