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북한내 행보와 향후 일정

올리 하이노넨 사무 부총장과 칼루바 치툼보 안전조치국장 등 4명으로 구성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 대표단이 26일 북한 땅을 밟음에 따라 2.13 합의는 본격 이행국면으로 접어들었다.

IAEA 대표단과 북한 간 협의를 거쳐 북한은 2.13 합의에 명시된 영변 핵시설 폐쇄 조치를 진행하게 된다.

이 작업이 진행되면 IAEA의 감시.검증단이 적절한 시점에 방북, 북한의 핵시설 폐쇄.봉인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이때를 전후해 한국이 중유 5만t을 북한에 배송하면 2.13 합의에 명시된 초기조치 이행은 마무리된다.

30일까지 북한에 머무를 IAEA 실무대표단은 우선 리제선 원자력총국장 등 북측 인사들과 핵시설 폐쇄.봉인 조치를 감시할 IAEA 감시단의 권한 및 활동 범위, 감시단 규모 등을 협의한다.

또 영변 5㎿ 및 50㎿, 태천의 200㎿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봉 생산시설 등이 될 것으로 보이는 폐쇄.봉인 대상 핵시설의 범위와 관련한 합의를 도출하게 된다.

아울러 폐쇄될 시설에 설치할 감시 카메라의 위치와 숫자, 봉인 작업에 사용될 스티커 부착 등 매우 구체적인 협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또 이번 대표단이 영변 핵시설을 방문하게 될지도 관심 거리다.

IAEA가 1992년부터 2002년 말 2차 북핵위기 발발 전까지 영변에 사찰팀을 상주시켰던 만큼 북한 핵시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 영변 핵시설 방문의 실질적인 의미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북한이 대표단의 영변 핵시설 참관을 허용한다면 그것은 북한과 IAEA 간의 관계복원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4년 1차 핵위기 당시 IAEA 탈퇴를 선언했다가 제네바 합의에 따라 IAEA와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정상화했으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파문으로 제2차 핵위기가 불거진 후인 2003년 IAEA 사찰관을 추방함으로써 IAEA와의 관계를 다시 단절했다.

대표단이 북측과 합의해 도출할 보고서는 다음 달 첫째 주나 둘째 주 열릴 것으로 보이는 IAEA 특별이사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IAEA 이사국들이 이 보고서를 추인하면 곧바로 10명 안팎으로 구성될 IAEA 감시.검증단이 평양으로 향하게 된다.

한편 단장인 하이노넨 사무차장과 북한이 원만한 협의를 하게 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핀란드 출신의 방사화학 박사로, 1983년 IAEA에 합류한 하이노넨 사무 부총장은 1992년 북핵 사찰단의 일원으로 북한 땅에 처음 들어갔으며 1994년과 2002년 등 북핵 위기의 고비마다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다.

제1차 핵위기가 절정에 달하던 1994년 5월 하이노넨은 영변을 방문해 원자로에서 북한이 사용 후 연료봉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빼내고 있으며 과거 플루토늄 추출 추정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IAEA에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북한측과 첨예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 합의 체제가 위협받던 2002년 5월에도 당시 안전조치국장을 맡고 있던 그는 평양을 방문해 북한 원자력총국 관계자들을 만나 심각한 협의를 했던 인연이 있다.

때문에 북한에는 상대하기 껄끄러운 `선수’인 하이노넨 부총장이 이번에 북측과 `악연’을 털고 북한 비핵화의 기반을 잘 다질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