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 C, ‘다르푸르 학살’ 수단 대통령에 체포영장 발부

국제형사재판소(ICC)는 4일(현지시각) 대량학살과 전쟁범죄 혐의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2002년 ICC가 설치된 이후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로런스 블레이런 ICC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바시르는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민간인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공격을 지휘한, 범죄에 책임이 있는 용의자”라며 “그는 많은 민간인을 살해하고 몰살·강간·고문했으며, 강제로 이주시키고 재산을 약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ICC의 영상심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청구된 바시르 대통령의 체포영장에 적시된 혐의 가운데 대량학살만을 제외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비록 대량학살 혐의가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바시르 대통령이 체포돼 재판을 받게 되면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을 선고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ICC가 바시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단 정부의 반발 등으로 인해 실질적 효력 대신 ‘상징적 의미’를 갖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단 정부는 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직후 ICC에 신병인도 협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단의 압셀 바시트 삽다라트 법무장관은 이날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장 발부는 법적인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며 “우리는 ICC에 아무런 협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수단 다르푸르의 최대 반군조직인 정의평등운동(JEM)은 ICC의 영장발부 결정을 열렬히 환영했다. JEM의 이집트 지부 대표인 모하메드 후세인 샤리프는 “오늘은 수단과 다르푸르 주민에게 위대한 날”이라며 “바시르 대통령이 죄가 없다면 ICC 법정에 출석해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시르 대통령은 지난 2003년 JEM 등 기독교계 반군조직들이 아랍계 정부에 반기를 들자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인 진자위드를 동원해 반군 소탕작전을 벌이면서 민간인 30만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국내외 인권 전문가들은 바시르 대통령이 다르푸르 사태와 관련해 기소된 경우와 같이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자행되는 반인륜적 행위의 당사자인 김정일도 ICC에 제소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김정일을 반인륜적 범죄 행위로 ICC에 제소하는 것을 목표로 그 실현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