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U 해답 얻기 전엔 북핵문제 진전 없어”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21일 북한을 전격 방문하며, 북한 핵문제 진전에 대한 낙관적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미국내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방북에서 구체적 성과는 얻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티븐 보스워스(사진) 전 주한 미국대사는 “힐 차관보의 이번 방북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진전시키기 위한 미국 부시 행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지만 그다지 큰 기대는 갖고 있지 않다”고 21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힐 차관보의 방북은 분명히 북미 양자회담, 또 다자협상인 6자회담에 추진력을 더해 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방북을 통해 어떤 구체적인 성과물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스워스 전 대사는 또 “부시 행정부는 북한 핵폐기라는 아주 어려운 문제의 진전을 바라고 있다”며 “북한이 그동안 존재 자체를 부인해오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계획과 관련한 구체적인 해답을 얻기 전에 북한 핵문제의 진전을 이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미관계 정상화도 북한 문제 해결의 진전을 잴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지만, 실제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 사이에 보다 확실한 상호신뢰 관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면서 “상호신뢰 관계를 위해서는 북한 핵 문제의 구체적인 진전 또는 철저한 검증을 수반한 북한의 비핵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의 돈 오버도퍼 교수도 RFA와의 인터뷰에서 “힐 차관보의 이번 방북은 북측과의 상견례 정도의 의미가 있을 뿐, 대단한 합의를 일궈낼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내다봤다.

오버도퍼 교수는 “현재 미국과 북한이 큰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외교적으로 큰 합의가 이뤄지려면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북측과 다음 6자회담 일정에 합의할 수 는 있어도, 그 이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카토 연구소의 테드 카펜터 부소장은 “힐 차관보가 북한의 핵동결을 넘어서 핵개발 계획의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 단계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폐기 2단계에 관한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가 없었다면 힐 차관보가 이렇게 큰 관심을 받으며 평양을 방문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의 숀 맥코맥 대변인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힐 차관보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북한에 갔다”며 “북한은 2·13합의를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이행해야 하고, 6자회담을 새로운 탄력으로 다시 열어야 한다는 미국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BDA문제가 거의 해결 된) 지금이 힐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미국은 기존에도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양자회담을 가진만큼 이번 방북이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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