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달린 對北전단풍선 양강도까지 날아간다”

대북전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북한의 ‘조준 사격’ 위협 때문이다. 대북전단 활동에 대한 북한 당국의 항의는 37차례에 이른다. 주민들에게 유입되는 정보를 철저히 차단해왔던 북한에게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대북풍선활동은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인권활동”이라고 강조했다./김봉섭 기자

최근 두 차례 이어진 북한의 항의는 그동안의 으름장과 비교해 위협적이었다. 지난달 27일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 전통문을 통해서 자위권 수호를 위해 임진각 등 심리전 발원지에 조준격파사격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달 24일에는 조준사격이 실제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대북전단 단체들의 마을 출입을 봉쇄하는 ‘남남갈등’ 상황까지 연출됐다.


민간 대북전단보내기의 ‘대부’ 격인 이민복(54) 대북풍선단장은 이같은 현실에 가장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중 하나다. 일부 단체가 언론 보도에 치중한 나머지 대북전단에 대한 오해와 갈등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민복 단장은 “임진각은 풍선을 날려 보내는데 최악의 장소로 북한으로 넘어갈 확률이 매우 낮다”며, 공개적으로 대북전단을 보내고 있는 단체들의 행동은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임진각에서 대북전단을 날리는 단체들은 풍향도 맞추지 않는다. 임진각은 상징성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북전단을 보내는 운동은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인권활동”이라고 그 의미를 평가했다. 외부 정보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채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진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풍선에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을 매달아 날리는 대북전단은 백두산이 위치한 양강도까지 날아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단장은 “양강도 청년비서 출신의 탈북자로부터 회의 때마다 대북전단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로 11년째 대북풍선을 띄우고 있다. 그가 정부를 대신해 직접 활동에 나선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햇볕’이란 미명 아래 정작 북한 주민들의 삶을 돌아보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대북전단 활동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는 대북전단에 후원자들의 이름을 넣는가 하면 풍선을 날리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아 후원자들에게 보내주기도 한다. 그는 “나는 단지 심부름꾼에 불과하다. 실제 대북전단과 풍선들은 후원자들이 보내주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피해 다니면서 활동하느라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지금 우리 정부도 통일의식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정부는 정치와 상관없이 (대북심리전을) 계속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임진각에서 풍선을 날리면 북으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김봉섭 기자


[다음은 이민복 단장과의 인터뷰 전문]


-대북전단을 날리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어디인가?


“(한반도에서는) 북서풍이 제일 많이 부니 제일 좋은 곳은 북중 접경지역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백령도가 적격이다. 그 다음이 연평도라고 볼 수 있다.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날리면 남서풍을 타고 북한의 깊숙한 지역까지 보낼 수 있다. 적격지라고는 하지만 풍향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대북풍선을 날리는 데 필요한 최적의 바람이 부는 시기는 전체 한반도 풍향 기준으로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임진각에서 풍선을 보내면 북한 지역이 아닌 한국에 떨어진다.”


– 그러나 최근에는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관련 행사를 많이 열지 않았나


“나는 임진각에서 날리지 않는다. 임진각은 풍선을 날려 보내는데 최악의 지역이다. 북한으로 넘어갈 확률이 매우 적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모르는 단체들이 그냥 풍선을 날리는데, 이는 단순한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임진각에서 날리는 단체들은 풍향도 맞추지 않는다. 임진각은 상징성을 갖고 있을 뿐이다. 상징성을 위해서라면 임진각에서라도 한 두 번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그곳에서 날리는 것은 곤란하다. 풍향과 장소를 보지 않고 날린 풍선들이 한국에 전단을 뿌리면서 항의 전화가 오기도 한다. 아무래도 내가 대북풍선단장으로 알려졌기 때문인 것 같다.”


– 대북 전단을 담은 풍선은 북한의 어느 지역까지 날아갈 수 있나?


“이론상으로는 함경북도와 양강도까지 날아갈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원하는 바람이 원하는 시간만큼 불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평양 위 쪽에 있는 평성까지 날아간 것을 확인했다. 양강도까지도 날아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풍선의 도착 지점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


“대북풍선안에 GPS를 같이 설치하는데, 이를 통해 풍선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또 북한을 방문했던 재미교포가 평성에서 내가 뿌린 대북전단을 봤다고 제보해왔고, 양강도 청년비서 출신의 탈북자도 회의 때마다 대북전단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 온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 같다. 어떻게 마련하고 있나?


“많은 분들이 성금을 보내주고 있다. 1만원에서부터 200만원까지 후원 금액은 다양하다. 대북풍선에는 후원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새겨 넣고, 풍선을 북한에 날리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후원자들에게 전송해준다. 이러한 과정 때문에 후원자들의 지원이 중단되지 않고 다년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후원자들의 심부름꾼일 뿐이다. 대북풍선과 전단들은 후원자들이 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대북풍선 제작비를 기존보다 낮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거 국방부가 ‘대북 삐라’ 사업을 할 당시에는 풍선 하나당 300만원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다. 타이머(80만원) 가격까지 더하면 4백만원 정도가 소요된 셈이다. 하지만 나는 연구를 통해 풍선 하나당 12만원으로 단가를 낮췄다. 그리고 타이머도 1300원 짜리를 쓰고 있다.”


– 대북전단을 날리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우리 정부는 통일의식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피해 다니면서 활동하느라 힘들었다. 대북풍선은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인권활동이다. 정치와 상관없이 정부 차원에서 계속 추진해야한다고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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