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김정일, 남한 드라마 열풍에 체제 위협 느껴”

▲ 북한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국 드라마인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한 장면. 출처:SBS

북한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남한 드라마나 영화 시청이 크게 늘면서 김정일 정권이 체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신문 인터넷판에서 최근에 북한에서 나온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사회 내부의 한류 열풍이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탈북해 현재 중국에 숨어 지내는 오만복(가명) 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한의 DVD들을 많이 봤다”고 대답했다. 함북 라진 출신인 오 씨는 “남한 DVD를 친구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돌려본다. 그러나 남한 영화를 보다 걸리면 정치범으로 처벌받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오 씨는 당국의 단속을 피한 방법으로 “DVD를 볼 때는 소리를 낮추고 특수 배터리를 사용해 단속원들이 불시에 전기를 끊고 불법 DVD를 점검하는 경우에도 DVD를 꺼낼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탈북해 중국 동북지방에 거주하는 김숙(가명) 씨도 “북한에 있을 때 즐겨부르던 노래들이 남한 노래인줄 중국에 와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휴전선 근방의 군인들이 방송으로 남한노래를 들어 흥얼거리던 것이 전파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한 내에는 MP3와 노트북이 퍼지면서 한국 음악을 즐기는 주민들이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해 친척방문차 함북 회령을 여러 차례 찾았던 조선족 송미옥 씨는 “한류 덕분에 북한 내 존재하던 대남 적대감정이 사라졌다”고 증언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송 씨는 “조선 인민들은 이제 한국이 부자 나라인 것을 모두 알고 있고, 또 한국의 도움을 받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신문은 조중 국경지대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내부에 한국 영화나 드라마 시청이 만연하며 더 이상 주민들이 당국의 선전을 듣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는 “다른 아시아 나라들처럼 북한에도 한류가 불고 있지만 아이러니한 점은 정작 이를 탄압하고 있는 김정일 자신도 남한 영화의 애청자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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