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관에서 추정하고 있는 북한 식량 부족분은 북한에서 실제로 소비되는 곡물량보다 높게 추정한 것으로, 실제보다 과장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 경제문제 전문가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박사는 지난 3년간 북한의 곡물량과 곡물가격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은 166만t이 아닌 10만t 가량에 그칠 것”이라고 4일 RFA에서 밝혔다.
놀랜드 박사의 이러한 주장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3월 북한의 올해 식량부족분이 166만t으로 지난 2001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놀랜드 박사는 이러한 FAO의 수치에 대해 “유엔기관은 북한에서 실제로 소비되는 곡물량보다 대략 25%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166만t은 정말이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FAO는 지난 십년간 북한에 100만t 이상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말해왔는데 이건 아사가 발생해도 벌써 발생했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지난 8년간 북한은 한번도 ‘아사’를 경험한 적이 없다”고 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놀랜드 박사의 이러한 수치의 차이는 자신을 비롯한 서방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의 관련 통계를 사용하고 있지만 유엔기관은 북한정부가 제출한 곡물생산량 통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북한주민들의 곡물 소비량을 지나치게 높게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야말로 대량 아사자가 발생했던 지난 1990년대 이후 사상 처음으로 북한 주민이 필요로 하는 곡물량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고, 그동안 북한의 식량난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식량위기가 초래된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최근 북한을 방문한 FAO 앙리 조세랑 세계정보·조기경보 국장은 “북한 농업성이 식량생산량을 추정해 발표했지만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농업성 추정치보다 (식량 생산량이) 훨씬 낮다”며 북한의 주장이 과장돼 있다고 RFA를 통해 밝혔다.
이어 “물론 북한의 연간 곡물생산량은 400만t 정도다”며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북한 농업성의 발표만큼 높다면 얼마나 좋겠냐고 반문했다.
지난달 29일 북한 농업성의 리일섭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468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송은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북한 주민 전체가 1년 동안 먹고살 수 있는 최소 필요량인 520만t에 비해 52만t이 부족한 셈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필요량을 466만t으로 잡을 경우, 단지 2만t만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다음 주 유엔기관이 북한의 식량사정과 관련해 발표하는 평가를 본 뒤 북한에 인도적 식량을 지원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