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전문가가 본 北 조류독감 실태

북한이 조류독감 발생을 공식 발표한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부터 8일동안 현지 닭공장을 둘러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한스 와그너씨는 “인체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8일 밝혔다.

와그너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회견에서 “일단 실험을 통해 문제의 바이러스가 동남아에서 발생한 H5N1 바이러스는 아니고 H7바이러스인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당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백신을 살아있는 닭에 접종하고 있다”면서 “현재 FAO측이 이 백신의 효과 등을 검사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北 한달만에 공식발표 = 북한 당국이 조류독감을 처음 발견한 시점이 2월 25일이라고 말했다고 와그너씨는 전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조류독감 발생 이후에도 남한으로의 북한산 닭 반입을 추진했고 지난달 15일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조류독감 발생사실이 알려지자 발생 한 달만인 지난달 27일 공식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아시아 지역에서 조류독감 퇴치작업을 담당한 와그너씨는 북한의 관영매체 발표를 통해 조류독감 발생 사실을 알았다고 말해 북한의 초기대응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북한측은 조류독감 공식발표 후 평양을 방문한 FAO 담당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북측의 설명을 듣고난 와그너씨는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 FAO측에 실태조사를 요청했다.

▲인체감염 여부 ’안심하기 이르다’ = 와그너씨는 일단 실험을 통해 북한 지역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의 바이러스가 치명적인 H5N1이 아닌 H7바이러스로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H5N1 바이러스에 의한 조류독감은 2003년 12월 아시아에서 다시 발생해 모두 48 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태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이 퇴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실험이 외부에서 들여온 장비를 통해 북한 현지에서 이뤄졌고 H7바이러스도 인체 감염이 강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등 여러 계열이 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와그너씨는 지적했다.

그는 평양시내 닭공장이 민가로부터 4km이상 떨어져 있고 조류독감 발생후 북한 당국이 방역진을 설치하고 주민들의 접근을 막는 한편 닭 이외의 다른 동물들의 이동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바이러스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 옮겨 면밀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와그너씨는 설명했다. 현재 FAO는 바이러스와 정확한 분석과 조류독감 발생원인 규명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0만마리 중 21만마리 처분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 평양시내 5군데 닭공장 가운데 2-3군데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수십만 마리를 처분했다고 발표했으나 현지 조사결과 하당 닭공장 등 3군데서 모두 21만9천마리를 소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FAO 조사단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이미 북한 당국이 일부 감염 닭들을 매몰 또는 소각한 뒤라 곳곳의 닭장이 텅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이들 3군데 닭공장에는 100만마리의 닭이 있었으나 북한 당국이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21만9천마리만 소각했다는 것.

이에 따라 나머지 닭들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북한 장비부족 심각 = 북한은 심각한 장비부족으로 인해 조류독감 발생여부를 사전에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북한 국가수의방역위원회는 8일 남측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남측의 조류독감 퇴치지원 의사에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필요한 장비와 약품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북측은 구체적인 지원 약품과 수량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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