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3년만에 대북식량지원 재개…미국은?

3년만에 재개되는 유럽연합(EU)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4일 북한 북부와 동부지역 65만 명을 대상으로 한 1천만 유로(약 155억원) 규모의 대북지원을 내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EU 원조·구호·위기대응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대북 식량지원은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최소 65만명에 이르는 북한 주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북한 당국이 EU가 제시한 식량배급 감독 체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5세 이하 어린이, 임산부 및 모유 수유 중인 산모, 노약자들 등 취약계층 식량배급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EU는 1995년부터 대북 인도적 지원을 실시했으나 2008년 북한 당국의 식량 전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원을 중단했었다. EU의 이번 식량지원 재개 결정은 지난달 6∼17일 식량평가단이 북한을 방문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한편, EU의 이번 대북지원 재개 발표는 아직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미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 “북한 국민들의 안위(well-being)에 대해 깊이 근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시점에서 대북식량지원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아직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북한의) 인도주의적 필요와 세계 (식량지원이 필요한) 다른 나라들의 식량의 필요성 정도, 그리고 실질적으로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될 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확실시되는가 등에 기초해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EU가 식량배급 감독 체계, 즉 강화된 모니터링를 전제로 지원을 결정한 만큼 미국 역시 지원 재개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 ‘심각한 수준이 아니며 일부 지역에만 식량지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지원이 재개되더라도 부분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식량 지원을 지렛대로 활용해 비핵화 관련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인하기 위해 이를 정치적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EU의 대북지원 재개 발표는 한국 정부에도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악화되고 있는 남북관계와 맞물려 대북지원 단체들 및 야당을 중심으로 한 인도적 지원 요구 등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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