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직원들 `북한문제’ 뜨거운 관심

“한국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매우 현명한 정책입니다. 아마 미래에 다른 어떤 정책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언뜻 한국 통일부 고위관리의 발언같이 들리지만 평양 주재 첫 영국대사를 지낸 제임스 호아 박사가 13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관의 효용성을 묻는 유럽연합(EU) 집행위 직원의 질문에 답한 대목이다.

호아 박사는 이날 브뤼셀의 집행위 연수원에서 `북한의 현실, 협상과 해석’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자신이 실제 경험한 북한의 실상을 서방세계에 비친 북한의 이미지와 비교해가며 강의, EU 직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평양에 있는 유엔구호기관들 사무실에 있는 TV를 통해 9.11테러가 일부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졌다”고 북한과 외부세계 사이 접촉의 효용성을 강조한 호아 박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도 “미치광이가 아니며 때때로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고 평했다.

그 예로 김위원장인 김일성 주석이 싫어했다는 감자를 식량난 타개를 위해 재배하도록 허용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반면 악의 축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미국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현명하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군사행진을 담은 북한의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해서도 “내가 평양에 근무한 동안 로켓을 하나도 보지 못했다. 군사행진은 6년전에 찍은 것이고, 평양 거리가 텅빈 것은 출근시간 전 찍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북협상과 관련해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북한측이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처음 인정하게 했던 예를 들며 “북한에 대해서도 제재 또는 위협이 아닌 협상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대화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려 했다.

특히 EU에 대해 “영국은 미국의 정책을 따르기 때문에 그럴 수 없지만 EU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역할을 주문했다.

이날 강연엔 EU 집행위와 의회에서 북한 문제에 관심있는 직원 60여명이 참석,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등 열의를 보였다.

주 EU 한국대표부의 박용만 홍보관은 “북한 사회를 직접 경험한 호아 박사의 강연에 직원들이 흥미를 느낀 듯싶다”면서 “한국강좌 시리즈가 EU 직원들 사이에서 좋은 평을 받게될 것같다”고 기대했다.

벨기에 겸 EU 주재 한국 대표부(대사 정우성)와 EU 집행위 행정총국이 주관하는 한국 강좌 시리즈는 지난달 8일 한국 산업연구원의 김도훈 박사가 한국 정부의 혁신 프로그램에 관해 처음 강연했다.

이어 내년 3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 한국의 IT(정보기술) 성공스토리, 한류(대중문화와 지역적 영향)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점심시간을 활용해 이어진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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