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對中비난결의안 채택 “中, 자원확보 위해 인권외면”

최근 유럽연합(EU)과 중국의 관계가 심상찮다. 유럽의회는 지난 9일 중국의 티베트 소요 사태와 관련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에게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가 보이콧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23일(현지시간)에는 중국의 대(對) 아프리카 관계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럽의회가 23일 채택한 대(對)중국 비난결의안은 중국이 석유를 비롯한 원료자원 확보를 위해 억압적인 아프리카 정부들에 무분별한 구애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개최된 본회의에서 유럽의회는 중국의 아프리카 자원외교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618대 16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인민을 억압하는 체제가 학정을 펴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무조건적인 투자는 아프리카 독재정부의 인권 탄압에 기여하고 있다” 비난하며, 중국이 특정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유엔의 금수조치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유엔의 조치를 무시한 채 짐바브웨를 비롯해 수단, 라이베리아, 콩고 등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EU의 이번 결의안은 최근 들어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도록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의문 채택 후 EU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각 회원국들에게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이후 실시되고 있는 대(對) 중국 무기금수조치를 지속할 것을 촉구했다.

EU 국가들은 과거 아프리카 국가들의 식민지 종주국으로서 중국이 자원외교를 앞세워 물량공세를 펴며 아프리카 국가들을 급속도록 잠식해가고 있는 현실에 상당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

EU이 자체 통계에 따르면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 교역은 지난 1995년 40억 달러 수준에서 11년만인 2006년 550억 달러로 급증해 무려 14배에 이르렀다.

실제로 중국은 석유 수입총량의 약 3분의 1을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사들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아프리카에서의 자원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도처의 석유 개발에만 175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의 자원 총교역량을 2010년까지 1천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의회가 아프리카의 인권문제를 외면한 채 자원 확보에만 눈이 멀어 있다고 중국을 비난하고 있지만, 이런 비난의 이면에는 날로 커져가는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EU가 대(對)중국 비난결의안을 채택한 다음 날인 24일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조셉 카빌라 대통령은 중국을 적극적으로 두둔하며 “중국이 유럽보다 더 중요한 파트너”라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카빌라 대통령은 벨기에의 유력 신문인 르 수아르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은 유럽을 넘어 서고 있다” 며 “민주콩고는 유럽과 벨기에보다 중국을 개발과 교역의 더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U의 대(對)중국 비난결의안 채택을 둘러쌓고 아프리카를 둘러싼 유럽과 중국의 각축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