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생태보전 ‘말로만’‥法근거 미비”

국내는 물론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서도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생태 보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나 정작 이를 실천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미비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앙대 제성호(諸成鎬) 교수(법학)는 26일 동국대 북한학연구소가 주최한 ’DMZ생태평화 국제포럼 학술회의’에서 “DMZ는 군사시설보호법, 자연환경보전법의 일부 조항을 제외하면 국내법상으로 사실상 법적 무규율 상태”라며 “DMZ의 생태보전과 관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제 교수는 “DMZ의 설치목적은 군사력 철거와 비무장화라서 DMZ 설치 근거가 된 정전협정에 생태보전은 물론이고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적 근거도 두고 있지 않다”면서 “1992년2월에 발효한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DMZ의 생태보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전협정 체결 이후 반세기 동안 진행된 군사정전위원회와 유엔사령부.북한군 간 장성급 회담에서도 생태보전에 관한 사항을 다룬 적은 없다”면서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금강산 육로관광 등으로 자연 환경이 훼손되고 있고 앞으로도 무분별한 훼손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생태 보전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DMZ 내 자연생태 조사를 위해 DMZ를 출입하려면 유엔사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군사분계선(MDL) 통과시에는 유엔사와 북한 측 동의가 필요해 민간 학자는 물론이고 환경부 공무원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법적 인프라 미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엔사는 구체적인 평화적 이용사업 추진을 위한 대북 협상권을 한국 정부에 위임해야 하고, 남한은 이를 바탕으로 북한 측과 DMZ 내 생태보전을 위한 협력 수행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이어 “DMZ 내 생태보전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을 수행하는 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한보호구역화’ 하는 조치가 요구된다”면서 “이를 위해 체계적인 특별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손기웅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DMZ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관심 지역이라서 남북은 물론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이해도 함께 아우르는 관리.활용방안이 제시돼야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평화 시(市).생태공원.물류기지 건설 등 기존 DMZ의 평화적 이용계획은 남북한의 이해를 포괄적으로 고려하지 않거나 국제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논거에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손 연구위원은 아울러 “남북한이 DMZ에 가지고 있는 정치.군사.경제.환경.문화적 이해관계를 고려하고 국제적 관심과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DMZ에 유엔환경기구를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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