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서울 신촌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돼 인공호흡기를 부착하는 등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16일 오후 3시 김 전 대통령의 병세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새벽 한 때 산소 포화도가 80%대로 떨어지고 호흡이 나빠지는 등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호흡기 부착 후 호흡, 체온, 맥박 등 여러가지 바이탈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현재 의식은 있는 상태이며 맥박, 호흡, 체온 등은 정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현재는 안정제를 먹고 잠들어 있는 상태”라며 “코를 통해 음식물을 주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태가 좋아지면 호흡기를 떼겠지만 언제가 될 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며 “신장 투석 치료는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그 부분에서 이상 증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여러 가지로 심적 피로를 느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심적으로 상당히 안 좋았다”고 김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환자실로 옮기기 직전인 어제 아침 병원을 찾아 김 전 대통령을 뵈었는데 말씀도 잘 하시고 상태가 괜찮았다”며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후에는 호흡도 잘 하시고 안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3일 폐렴 증세로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고, 집중 치료 및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대비하기 위해 15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올해 83세의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8월과 9월에도 폐렴 증세로 입원한 바 있으며, 현재 주3회 신장혈액 투석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