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집권 이후 10년은 이념의 혼란기”

뉴라이트 진영에서 차기정부 국정과제를 담은 정책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공동대표 유세희)는 3일 ‘국민을 잘살게 하는 정책은?’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출간했다.

최근 뉴라이트 정책위원회(위원장 안세영)가 펴낸 ‘2008 뉴라이트 한국보고서’와 한반도선진화재단(한선재단․이사장 박세일)이 발표한 ‘21세기 대한민국 선진화 국정과제’ 보고서에 연이은 것이다.

이들 정책보고서는 ‘대한민국 선진화’를 공통 담론으로 현정부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비전과 대안 제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김대중 정부 이후 10년 기간을 ‘이념적 혼란기’로 규정, 통일지상주의를 극복하고 대북정책 및 외교·안보정책을 바로 세울 것을 제안하고 있다.

◆운명의 2007년 대선 = 이들 보고서는 대한민국은 지금 ‘기로’에 서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대선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을 만큼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 지난 10년간 진보를 자처하는 지도자와 사회세력들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고 사회갈등을 고조시켰기 때문이다.

바른사회는 보고서에서 “과거 우리는 화려한 언변과 몇 방울 눈물에 매혹돼 21세기의 첫 지도자를 뽑는 우려를 범했다”며 “한국은 진보·보수논쟁에 매몰돼 이념적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라이트 정책위도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10년은 통일·민족주의 패러다임을 맹신한 좌파들이 집권한 시기였다”며 “통일과 민족을 ‘진보’로 이념화시켜 대한민국을 통치했다”고 평가했다.

햇볕정책 등 포용정책에 대해서도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남북관계의 평화적 제도화를 이끌어내기보다는 통일-반통일, 민족-반민족의 근본주의적 분열만 심화시켰다”며 “우리 내부의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증폭시켰을 뿐”이라고 통박했다.

한선재단은 이러한 ‘불필요한 국론분열’로 인해 “대한민국은 지금 선진국 도약의 국흥(國興)을 겪느냐 후진국 추락의 국망(國亡)을 겪느냐 하는 위기에 놓여있다”며 “시대에 맞지 않는 역주행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실패의 21세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뉴라이트 정책위는 특히 ‘국가정체성’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다가오는 대선은 태극기냐 ‘우리민족끼리’의 정치적 상징물인 한반도기냐를 결정하는 역사적 갈림길”이라는 것이다.

올해 대선은 단순한 좌우 이념대결의 장이 아니라 지난 10년간의 대한민국 표류와 혼미를 정리하고, 국가발전의 미래를 담보하는 중차대한 일이라는 게 이들 보고서의 공통적 견해이다.

◆최우선 과제는 ‘북핵 폐기’ = 이들이 말하는 대북정책의 첫 번째 과제는 역시 북한 핵폐기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될 2008년에도 당면 외교현안은 북핵문제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보고서들은 이와 함께 각각의 대북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바른사회 보고서는 “북한 핵무기가 완전히 폐기되는 날까지 한국의 정책목표는 북한 핵무기의 폐기 및 관리·대처에 집중돼야 한다”고 말한다. ‘북한 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중심으로’ 북한을 인식, 대북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는 말이다.

바른사회는 “김대중 정부 이후의 햇볕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며 “새정부는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새로운 대북정책은 ‘북한이 야기하는 위협을 감소시키는 방향’이어야 하며, ▲대북지원 투명성 보장 ▲정권 아닌 주민생활 향상 ▲체제변화 도출 ▲상호주의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한선재단 역시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비핵화”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내세우는 대북정책 방향은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통한 개혁개방과 자유민주화’이다.

이에 대해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하고 정상국가화로 나가겠다고 하면 이를 지원하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그러나 북한이 변화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노’라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이다.

한편 뉴라이트 정책위는 북핵문제 해결에 국제공조 원칙을 강조했다. “한·미·일 공조체제를 복원하고, 유엔안보리 등 국제협력체제의 결정사안에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라이트 정책위 보고서는 또 대북정책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적극 다뤄야 한다며 북핵, 경제협력, 인권문제를 삼위일체형으로 묶어 동시에 다루는 한반도형 헬싱키 모델인 ‘서울 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 인권 논의가 연계포용 원칙을 통해 경제·핵문제 등과 동시에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와 달리 새 정부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남북한 정부차원의 중요한 협상 어젠다로 삼아야 한다는 정책기조를 포함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이들이 펴낸 정책 보고서가 향후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대선에 앞서 건전한 정책토론과 차기 정부 정책형성 등 ‘싱크탱크’ 역할 주력하면서도, 대선국면에서 각 후보의 정책검증 등 매니페스토 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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