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지역주의 인질로 ‘햇볕지키기’ 시동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포 방문 환영대회에 나온 시민들 ⓒ연합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8일 퇴임 후 처음으로 고향인 전남 목포를 방문했다. DJ측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햇볕정책 지키기’에 나선 DJ의 고향 방문을 단순한 고향 나들이로 볼 사람은 많지 않다.

북한 핵실험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이어져온 햇볕정책에 대해 총체적 실패라는 비판이 매섭게 제기됐다. 그러자 DJ는 강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햇볕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이날 목포 방문은 햇볕 전도사 DJ의 ‘남부 순회 부흥회’쯤 되는 것 같다.

현역 정치인들이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을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자신에게 절대적 신뢰를 보내는 고향 사람들을 통해 정치적 지지를 복원하려는 시도다. DJ는 ‘햇볕’이 위기에 처한 지금 고향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시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는 대통령 당시나 지금이나 ‘햇볕정책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최고의 치적(治績)으로 꼽아왔다. 그런 햇볕이 위기를 맞게됐으니 DJ가 느낀 위기감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가기도 한다. 그에게 이번 목포방문은 80년대 반독재투쟁 당시 진행한 옥외집회 같은 비장한 심장이었을지 모르겠다.

‘햇볕은 곧 호남’ 메시지 전달 의도

그는 이날 목포역 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이례적으로 “나는 목포를 사랑한다”며 “전라도 사람으로 살다가 전라도 사람으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이후 지역주의를 경계해오던 DJ가 다시 지역주의로 회귀했음을 ‘커밍아웃’한 것이나 진배없다.

DJ가 ‘영원한 전라도인’을 강조한 것은 ‘햇볕은 DJ, DJ는 호남’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호남의 친DJ정서를 활용해 전라도 사람들을 햇볕의 볼모로 만드려는 정치공작이다. 결국 호남사람들을 ‘김대중·김정일 커넥션의 들러리’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DJ가 이처럼 호남 민심을 자극해 햇볕 살리기 행보를 계속한다면 대북정책은 정책이 아니라 ‘정치 문제’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사실상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일부 대선후보에게 호남을 얻고 싶다면 햇볕을 폄훼하지 말라는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행사장에서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는 이율배반의 극치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지만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 것은 햇볕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것이 전직 대통령의 정상적인 사고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남한의 재래식 군사력을 무력화시키고 순식간에 동족 수십만을 죽일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했음에도 우리가 태평한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DJ가 지금의 상태가 ‘평화’라고 주장한다면 햇볕에 대한 지지는 늘어갈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은 김정일의 핵인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DJ도 그 인질에서 제외될 수 없다.

지금은 지역주의에 편승해 자신의 치적을 지킬 때가 아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마저 “햇볕은 시대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설사 그 정책의 취지가 아무리 옳았다 하더라도 결과가 파국직전이라면 당연히 수정돼야 옳은 이치다. DJ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김정일과 손잡아야 한다는 망상을 진정으로 접어야 한다.

또 햇볕정책의 실패롤 지역주의를 인질삼아 교묘히 ‘정치문제’로 바꾸고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어리석은 기도를 접어야 한다. 이제 국민들은 ‘꼼수 정치’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 DJ의 수(手)를 국민들은 이미 다 읽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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