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열차방북 열망 접어야 하나

남북이 16일부터 이틀간 금강산에서 가진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방북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방북 교통편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열차를 타고 가겠다는 DJ의 희망에 먹구름이 잔뜩 끼게 됐다.

이번 접촉에서 합의한 것은 6월 하순에 3박4일 간 방북한다는 것 밖에 없다. 왕래 경로나 절차, 방북단 규모에 대해서는 이달 말 추가접촉의 숙제로 남겨둔 것이다.

핵심 의제는 열차 방북 문제였다.

우리측 대표단이 “그 분(DJ)의 뜻이 강하다”고 전할 정도로 DJ는 열차 방북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남북이 지난 13일 제12차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에서 이 달 25일 경의선·동해선 시험운행에 합의하면서 DJ측의 기대를 한껏 부풀린 상황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번 접촉에서 열차로 평양에 가겠다는 우리측 입장에 대해 직항로로 오는 방안을 제시했다.

비행기편을 이용해 달라는 당부인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직항로에 대해 “현재 열려 있는 직항로를 의미하지 않겠느냐”고 설명, 현재 간헐적으로 전세기가 오가고 있는 서해 직항로임을 시사했다.

우리측이 작년부터 북측에 개설하자고 제기하고 있는 서울과 평양을 육지 위로 일직선으로 가는 직항로도 아닌 셈이다.

이런 상황은 열차 방북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정부는 북측이 왜 열차 방북을 사실상 거부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북측이 보여온 태도에 비춰 문산-개성 구간에 걸친 경의선 열차 시험운행에 이어 실제 평양까지 달리는 열차 운행이 이뤄질 경우 사실상 개통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지금까지 열차운행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에 서명하는 것을 기피했던 북측 군 당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측 군사당국은 군사적 보장조치를 하더라도 이번 열차 시험운행에 한정해서만 하고 DJ 방북이나 실제 철도도로 통행을 위한 정식 군사적 보장조치에는 당분간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측의 정치적 부담도 가세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초청자인 북측은DJ의 방북을 마다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남북관계나 한반도 정세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 방북까지 이뤄진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북측의 통 큰 선물을 기대하는 관측이 부풀려지는 것을 우려했을 것이라는 해석인 것이다.

방북단 규모도 우리측은 특별수행원과 의료지원단, 정부지원단, 기자단 등 80명 안팎을 제시했지만 북측은 다소 많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하지만 열차 방북에 대한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열차 방북에 대한 거부감이 북한에 대한 ‘많은 양보’를 시사한 지난 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몽골 발언’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번 떠보기 위한 과정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견해가 맞다면 지난 16일부터 판문점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장성급회담이어떤 결과를 내놓을지에 따라 추후 군사 채널을 통해 극적 합의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DJ가 첫 남북 경제협력 사례로 시작한 경의선 철도연결사업을 자신의 열차 방북으로 스스로 매듭지을 수 있을지, 아니면 그 열망을 접어야 할지는 군사회담이나 개성에서 이달 말 이뤄질 추가 접촉 결과에 달려있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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