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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4월 방북이 6월로 미뤄져서 안타깝지만 지방자치 이후로 가라는 국민 여론이 많아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오전 DJ방문을 마치고 면담 과정에서 나온 발언을 간략히 소개했다.
DJ는 이 자리에서 “방북해서 큰 역할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북관계에)작은 기여를 하고 싶어서 가는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방북에 쏟아진 여러 의혹에 대해 경계심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DJ는 “(정상회담에서)기대 이상의 합의를 해서 돌아왔고, 이산가족과 긴장 완화에도 진전이 있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북한을 동정적인 측면에서 도와주면 안되고, 남쪽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남과 북이 서로 경협이 높아져 남북이 대륙으로 진출할 정도로 의존적이 되면 북한 경제도 발전할 것”이라면서 “북한경제가 늘어나면 중산층도 늘어나게 돼있고, 이 중산층은 민주화를 요구하게 돼있다”고 말했다는 것.
그는 산업혁명 이후 중산층이 형성된 유럽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그 사례로 들었다. 단, DJ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DJ는 스크린 쿼터 축소에 대한 영화계의 반대운동에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임기간 일본 문화개방을 할 때도 문화인들이 다 죽는다고 했지만, 결국 우리문화가 점령됐느냐”면서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개방이고, 우리 문화는 창의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우 대변인은 전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