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북핵 시간끌수록 악화” 경고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27일 북한 핵문제는 시간을 끌수록 사태를 한층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하면서 “주고받는 포괄적 협상”을 통해 북핵문제를 하루속히 종결할 것을 촉구했다.

아시아재단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28일 오전 9시)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 스탠퍼드대 교수회관 1층 식당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북핵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일대의 핵 확산을 막는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재단(25일), 샌프란시스코대(USF) 초청연설(26일)에 이어 미국방문 마지막 강연에 나선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남한과 일본, 그리고 대만으로 핵이 확대돼 동북아시아 일대를 핵의 지뢰밭으로 만드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현명한 정책적 판단을 해서 6자회담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어 “6자회담 체제는 미국이 주도한 성공적 작품”이라고 말하면서 한미동맹은 공동의 이익과 동북아 평화와 세력균형을 위해 필수 불가결하며, 주한미군의 존재는 미래의 한반도와 지역안정, 또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한과 교류 협력이 촉진되었을 때 남한을 출발한 기차가 북한의 철로를 거쳐 중국 대륙과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연결돼 ’유라시아 철의 실크로드’는 일본이나 태평양지역 물자 수송에도 공헌할 것”이라며 “’한강의 기적’은 ’압록강의 기적’이 되어 한반도 전체 번영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틀 전 아시아재단 연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독일과 같은 급격한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며 “평화공존과 평화교류, 평화통일의 3원칙 아래 1단계 남북연합, 2단계 남북연방, 3단계 완전통일의 3원칙 3단계 통일정책을 추진할 것이며 이것이 우리 햇볕정책의 골자”라고 설명했다.

이날 스탠퍼드대 연설에서는 존 헤네시 총장과 신기욱 한국학연구소장, 윌리엄 페리 전 미 대북정책조정관과 이 대학 교수 학생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공식일정을 모두 마무리, 휴식 등 개인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로스앤젤레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