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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이 1년만 더 집권했어도 북한 문제를 완전 해결했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공격할 때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4일 미국 부시 대통령 취임으로 북핵문제가 악화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대중 평화센터 주관으로 14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6.15남북공동선언 기념 만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의 강경한 태도로 햇볕 정책이 위기에 달했으나, 자신의 설득으로 다시 정책이 재개돼 크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에게 처음 햇볕 정책을 말했을 때, 정말로 내게 큰 지지를 보내줬다. 6.15공동선언 직후 클린턴이 중동 문제에 매여 북한에 가지 못한 것, 그리고 김정일이 미국으로 가서 클린턴을 만나지 않은 건 정말 아쉬운 점이다.”
그는 자신의 임기 내에 북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더욱 큰 문제는 부시의 강경한 대북 정책이었다고 김 전 대통령은 술회했다.
“2002년 1월 부시가 이란과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적했고 선제 공격론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밤잠을 못 잤다. 2월 달 부시 대통령이 서울을 왔을 때 대화로서 모든 걸 해결하자고 계속해서 설득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번 6자 회담에서 부시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앞으로의 6자 회담 성공, 북미 관계 개선과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 부시에게도 격려 박수를 하자”고 해 청중의 박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시작부터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이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방금 BDA문제가 해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이제 BDA가 해결됐기에 2.13합의에 의해 (북핵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이 될 것이다. 우여곡절이 있어도 결국 해결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으로부터 얻어야 할 안전보장이라든가 국교정상화를 완벽히 얻을 수 없다”면서 “그러면 북한은 미래가 없다. 결국 북한은 이번 기회를 안 놓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햇볕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며 “햇볕 정책을 반대하면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 아니냐”면서 최근 제기된 햇볕폐기론에 불편한 심기를 털어놨다.
이 날 기념 만찬에는 다수의 범여권 주자들이 모여 대통합 대회를 방불케 했다. 이번 행사에는 6.15정상회담 수행원, 주한 외교사설, 정치권 인사, 종교계, 학계 언론계, 남북경협 관련기업 대표 등 각계 인사 7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