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만난 中 시진핑 “한반도 새로운 상황 전개”

중국을 방문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과 만나 “2000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후 지난 10년간 남북간 좋은 관계를 유지했는데, 최근 조금 경색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시 부주석과의 면담에서 “그러나 한국 국민들은 평화적 공존과 교류협력, 무력통일과 흡수통일이 아닌 평화적 통일을 바란다”며 “이러한 생각은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도 공감했고, 중국도 이러한 방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 인내심과 탁월한 지혜, 화해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일을 했지만 북한의 로켓발사로 다시 한번 긴장이 일어나 유감”이라며 “이를 방치하지 말고 더 한층의 좋은 방향으로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나는 6자회담은 반드시 성공하고 북핵은 해결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2005년 9·19공동성명으로 좋은 합의가 됐다. 합의를 실천하면 북한, 미국, 6자회담 참가국이 다 좋다. 인내심과 지혜를 갖고 9·19 성명으로 돌아가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고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발표된 뒤 북한이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하는 등 현재 한반도에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중국은 관련 각국이 자제력과 냉정함을 유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이야기를 많이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백하다”며 “이를 위해 적극적이고 끊임 없이 노력할 것이지만 아울러 미국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한반도의 새로운 상황에 대응해 미국과 의사소통 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6일 베이징대 강연에서 “우리가 북한의 모든 권리를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동북아시아는 핵이 지뢰밭이 될 것이며 우리의 안전은 위협받게 되고, 우리가 갈망하는 평화는 절망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2000년 6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 포기를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며 “이 회담 후 클린턴 대통령에게 북미대화를 추진하도록 권고했고, 당시 북미관계가 급진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얼마 후 미국의 정권교체에 의해 부시 대통령이 취임해 클린턴 대통령이 합의해 놓은 것을 파기하기 시작했고,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정하고 적대정책을 추진했다. 이러한 부시 행정부의 적대정책에 맞서 북한은 핵개발을 재개했다”고 말하며, 북핵 사태의 원인을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