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드디어 ‘햇볕정책’ 세계화-보편화-역사화 시도?

아무래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과대망상이 좀 심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미국을 방문중인 김씨는 22일(현지시각) “역사의 교훈, 저의 경험에 비추어 햇볕정책만이 공산주의를 성공적으로 변화시키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씨는 ‘햇볕정책이 성공의 길이다’는 제목의 하버드대 강연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햇볕정책의 성공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햇볕정책의 유용성은 비단 한국에서만 성과를 얻은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그 효력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소련과 동유럽의 민주화 모두 따뜻한 햇볕으로 인해 변화에 성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일단 발동이 걸리자 “중국에 대해서도 일종의 햇볕정책을 실시한다면 중국의 민주화에 대한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고까지 나가버렸다.

우선 “6자회담이 햇볕정책의 성공적 사례가 될 것”이라는 게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2003년 6자회담이 시작된 이후 부시 행정부가 ‘남한의 햇볕정책 때문에 6자회담에서 북한을 다루기가 어렵다’고 시종일관 비판해온 것은 전세계가 뻔히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 지난 5년간 북한이 6자회담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이 무릇 몇번이며, 북한이 9.19 공동성명에 합의하고도 핵실험까지 한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다. 그런데 ‘6자회담이 햇볕정책의 성공적 사례가 될 것’이라니? 이것이 도대체 무슨 잠꼬대인가? 그렇다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도 지금까지 햇볕정책을 펴왔으며, 앞으로도 햇볕정책을 펴갈 것이라는 말인가?

“구소련과 동유럽의 민주화가 모두 따뜻한 햇볕으로 인해 변화에 성공한 것”이라는 말은 또 무슨 뜻인가?

구소련의 해체과정이 공산주의의 누적된 내부 모순, 서방세계의 對소련 인권정책(헬싱키 협정), 그리고 80년대 미국 레이건 정부의 대소련 평화적 붕괴전략으로 이어져 왔다는 사실은 공산주의 전문가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따뜻한 햇볕으로 인해 구소련과 동유럽의 민주화가 성공한 것”이라니? 소련체제를 전환시킨 레이건이 지하에서 웃는다. 도대체 김씨의 햇볕은 무슨 햇볕을 의미하는가? 문자 그대로의 ‘햇볕’이라면 부처님, 예수님, 공자, 소크라테스도 햇볕 없이 어떻게 세상에 나왔겠는가? 김씨는 무슨 햇볕을 말하고 싶은가? 전쟁(열전) 아닌 것은 무조건 ‘햇볕’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중국에 대해서도 햇볕정책을 실시한다면 중국 민주화에 희망을 가져 볼 수 있다고? 중국의 개혁개방은 이미 30년이 되었다. 그동안 중국이 성공했다는 것은 전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비록 느린 속도이지만 민주화의 수준도 개혁개방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졌다. 앞으로 어떤 형태의 민주주의가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중국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결국 ‘중국적 민주주의’로 수렴해가려고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중국이 다른 나라의 사상이나 제도를 그대로 베낀 사례가 없다. 그런데 외부에서 일종의 햇볕정책을 실시하면 중국 민주화에도 희망을 가져본다? 도대체 어이가 없어서….

이날 김씨의 하버드 강연 내용을 유심히 뜯어보면 김씨는 드디어 ‘햇볕정책의 세계화’ ‘햇볕정책의 보편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햇볕정책의 역사화’까지 노리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햇볕 때문에 구소련, 동유럽의 민주화가 성공했으며, 향후 중국의 민주화까지 언급할 수 있겠는가? 지금 김씨는 햇볕정책이 한국에서 완전히 파산하자 미국에 진출해서 외연을 크게 확대포장하여 햇볕정책의 세계화, 보편화, 역사화를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꺼풀만 더 벗겨보면 김씨의 말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에게 대고 하는 말임을 알 수 있다. 햇볕정책의 파산이 기정사실화 되면 김씨는 정치가로서의 일생도 파산을 맞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이 때문에 ‘민주화 투사’로만 역사에 남아도 충분할 것을 김씨는 ‘인류 최초 햇볕정책 창시자’로 이름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결국 자기도취(자기기만)이자, 과대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이런 류의 정신현상을 ‘파라노이아'(paranoia)로 설명한다. ‘완고한 망상이 지속되는 상태’라는 뜻이다. 위키백과사전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파라노이아: 완고한 망상이 지속되는 상태. 편집병(偏執病)·망상증이라고도 한다. 망상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사고방식이나 행동은 일관적이며 환각이나 환청을 수반하지 않는다. 중년 이후에 서서히 증세를 나타내며 남성에게 많다. 망상의 내용은 고귀한 출신이라고 확신하는 혈통망상, 발명망상·종교망상 등 과대망상적인 것을 비롯하여 자기의 지위·재산·생명이 위협당한다고 생각하는 피해(박해)망상…(중략)…일반적으로는 자아감정이 고양되어 지속적인 강도(强度)와 자극성을 나타낸다. 파라노이아를 독립질환으로 보는 입장과 정신분열병의 한 유형으로 보는 입장, 일정한 소질과 생활사나 상황으로 이해 가능하다는 입장이 있으며, 오늘날에 와서도 아직 일정한 견해는 없다.(위키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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