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김정일 ‘장난감’ 되려나?

최근 열차시험운행 취소사태와 남북 경추위 협상을 지켜보면서 북한에서 살아왔던 필자는 묘한 생각이 든다.

김정일이 북한주민을 강압과 통제로 다스리듯이 마치 DJ와 노무현 정권, 그리고 남한내 친북세력들을 이용하여 대남전략에서 자기의 통치방식을 적용해보려는 속셈이 엿보인다.

현재 친북좌파세력이 DJ 방북에 집착하는 목적은 5.31 지방선거의 참패를 만회하고 남북공조와 남북정상회담 등의 이벤트를 통해 지지를 회복하여 2007년 대선 승리를 위한 기틀을 만들어 보려는 기대가 숨겨져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5일 “남쪽의 ‘남북연합제’와 북쪽의 ‘낮은 단계 연방제’를 통합해 통일의 1단계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고, 최근에는 “북한에 가서 통일논의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정일이 DJ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두고봐야겠지만 DJ와 친북세력이 남북관계가 그런 방향으로 가기를 원하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반미친북세력은 그런 식으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심정일 것이다.

김정일, DJ 활용 ‘우리민족끼리’ 쇼 벌일 것

하지만 친북세력의 이같은 집착은 한반도에서 김정일의 지위를 한껏 높여주는 좋은 기회가 된다. 김정일은 한쪽으로는 몰락하는 친북좌파정권을 다시 부활시키는 방향에서 포용하고, 또 한편으로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면 남한내에서 “북한과 평화적으로 타협해라”는 여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한방 때리고 포용하는 식으로 일종의 ‘이따이라이'(一打一來) 수법이다.

이 수법은 김정일이 북한 간부들에게 늘 써먹던 것이다. 한편으로 겁주고 혁명화 보낸 후에 나중에 포용해주면서 부하의 충성심을 끌어내는 것이다. 결국 김정일의 전술 앞에 DJ가 ‘장난감’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지금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김정일의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인해 범죄국가가 되어 있다. 핵무기 개발, 외국인 납치, 마약밀매 ,위조달러…

김정일은 자신이 저지른 반인륜적 국제범죄 행위를 남북 ‘민족공조’를 통해 7천만 민족이 같이 뒤집어 쓰고 국제사회에 같이 저항해보자는 심산이다. 김정일은 DJ가 방북하면 ‘우리민족끼리’ 쇼를 한층 더 벌일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데서 DJ를 장난감처럼 활용해보려 할 것이다.

남한은 이미 세계화의 조류에 깊숙이 편입돼 있다. 반면 북한은 동북아는 물론 세계적 판도에서도 혼자 떨어져 고립돼 있다. 김정일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고 세계화 되어 있는 남한을 이용하여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에서 벗어나 보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DJ와 남한 정권은 김정일의 인질로 되어 있다. 친북좌파세력은 이같은 김정일의 숨은 뜻도 모르고 앵무새 마냥 무조건 따라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필자는 어떤 각론이나 전술보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황장엽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의 주장이 그 답이 된다고 본다. “정세가 복잡할 때일수록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단순한 원리 말이다.

필자도 그렇게 생각한다. DJ-노무현-김정일이 남한내 차기정권 창출을 위해 무슨 일을 꾸미든 국민들이 무시해 버리고 민주주의적 원칙에서 범죄정권과는 타협하지 않고 북한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위해 계속 나가는 것이다.

이주일 논설위원(평남출신 2000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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