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 대학에서 열린 특강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총명한 사람이었고, 이쪽 말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수용하는 결단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대구 영남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수여식에 참석해 ‘남북의 화해협력과 민족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졌다.
이날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답방, 남북경제협력, 북 핵사찰 등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6.15 공동선언’을 “한민족이 역사 속에서 보기 드물게 자기 운명을 자기 의지를 가지고 결정한 사건”이라고 자평하며 “정상회담을 통해 민족자주의 통일원칙, 남측의 ‘남북연합’ 주장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대한 공통성의 인식, 화해와 협력과 교류의 증진 등에 대해 광범위한 합의를 보았다”고 말했다.
“북미관계 원만하지 않아 남북관계도 악영향”
이어 남북연합, 남북연방, 완전통일의 3단계 통일론을 강조하며 “지금 현 단게에서는 평화공존하면서 안심하고 서로 협력해 나가는 교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신뢰와 협력의 여건이 성숙됐을 때, 북한의 경제력이 상당히 발전됐을 때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미관계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아 6.15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큰 변화를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변화는 이룩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자’고 강조했다.
또 “지금 북미관계의 초점은 북한 핵문제”라며 “북한은 이미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심지어 미국의 검증을 받을 용의가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며 “이제 미국이 보다 진전된 반대급부를 지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J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후 “김정일은 합리적이고 이야기가 되는 사람” “노벨 평화상을 김위원장과 공동수상하지 못해 유감”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김 전대통령은 영남대에서 민주화와 남북간 평화 교류, 화해협력 기반 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