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국민 동의 얻지 못해 방북연기”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23일 방북계획을 4월에서 6월로 연기한 배경에 대해 “국민의 전반적인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인사차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야당 때문에 방북계획을 연기하셔서 유감”이라고 말하자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5.31 지방선거를 앞둔 방북은 적절치 않다는 야당의 주장을 언급한 뒤 “어느 정당이 피해를 보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4월 방북은 빠르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방북계획 연기가 야당의 문제 제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고 원칙론적인 설명을 내놓은 것은 자신의 방북과 관련된 사안들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국민 60% 이상이 6월 방북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인용하면서 “6자회담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이왕 가려면) 빨리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국민과 같이 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 의장 등 우리당 새 지도부에 “정치인의 마지막 결정은 국민이 내려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 교류협력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촉발시키고, 북한 내 중산층 증가 및 민주주의 발전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한 뒤 “지금 남북관계는 남북정상회담했을 때와 비교해서 상당히 진전돼 있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불거진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과 관련, 대통령 재임시 일본문화개방을 단행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문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개방이고, 경쟁력 있는 창의성”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개성공단의 현황에 대해 언급한 뒤 “현재 남북관계가 평화공존에서 평화교류 상태로 진전하고 있고, 김 전 대통령의 아이디어가 실천되고 있다”며 “평양도 방문하시겠지만, 개성도 가셨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날 예방에는 정 의장 외에 김근태(金槿泰) 김두관(金斗官) 김혁규(金爀珪) 조배숙(趙培淑) 최고위원과 김한길 원내대표, 염동연(廉東淵) 사무총장, 우상호(禹相虎) 대변인, 박명광(朴明光) 비서실장이 동행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새 지도부의 손을 한 사람씩 잡고 축하인사를 건넨 뒤 “이렇게 보니 확실히 세대가 젊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정치 지도자는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비전을 세우면 어떤 역풍이 있어도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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