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美 네오콘, 북핵 해결 안 바랄지 몰라”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은 28일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갈등과 관련, “(미국) 네오콘들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를 바라는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민주노동당 문성현(文成賢) 대표 등 지도부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네오콘이 한반도 문제를 장악하고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민노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그들은 북을 악당으로 만들어, 그 악당을 핑계로 MD(미사일방어체제)문제도 풀고, 일본 재무장도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며 “네오콘들은 북한이 핵무기 1~2개 만든 것을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강연이나 회견을 통해 미국과 일본의 보수세력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내 북한계좌 동결 조치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은 “BDA 문제도 6자 회담 자리에 나가서 따져야지 왜 나가지 않는 지 모르겠다”며 “범죄행위가 없다면 그 자리에 나가서 싸워야 한다”며 북측의 6자회담 거부에 대해서도 못마땅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다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에 대해선 “국제적으로도 미사일 발사는 북에게도 권리가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와 관련해 “한-칠레 FTA는 협상 결과가 좋지 않았느냐”면서 “희생자들의 보호 노력을 병행해야지 아예 FTA를 반대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과 민노당 지도부의 첫 만남인 이 자리에서는 양측 모두 과거 서로에게 가졌던 좋지 않은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기 위해 노르웨이 오슬로를 방문했을 때 민노당의 뿌리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현지에서 수상반대 시위를 벌이고, 단병호 당시 민노총 위원장도 수상을 공식반대했던 사실을 거론, “나는 민주노총을 합법화했더니 그런 식으로 대접해 매우 서운했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또 “나는 나름대로 은혜를 베풀었다고 생각하는데 보답은 커녕,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대한 서운함이 있었다”고 누차 토로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가 “나도 당시 2차례나 구속당했다. 정리해고가 심했고 도가 지나친 탄압이 있었다”며 “우리도 마찬가지로 서운했다”고 털어놓자 김 전 대통령은 “어쨌든 난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다 지난 일이다”라며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장남인 김홍일(金弘一)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대해 문 대표가 위로의 말을 전하자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추석선물로 함경북도 칠보산 송이를 김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박 대변인은 “칠보산 송이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때 북측이 우리측 인사 100명에게 준 선물로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를 떠올리자는 뜻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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