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美아시아재단 초청연설 일문일답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25일 오후 6시(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천트 익스체인지빌딩에서 가진 아시아재단 초청연설을 통해 북핵문제와 한미관계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있고 북한도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미국도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는데 해법은.

▲ 북한이 핵포기를 하지 않는지 모르나 공식적으로는 미국이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하면 검증을 받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들은 핵 포기에 대한 대가를 줘야한다고 주장하는데 미국은 나쁜 일에 보상해 줄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북핵에 반대한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정권을) 전복시키려하니까 자존, 존재유지하기 위해 핵을 고집한다. 따라서 미국은 핵을 포기하면 무엇을 해주겠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6자회담에서 좋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당근을 줄 때는 줘야 하고 압박만 계속하면 나머지 회담 참가국들이 불만을 표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 남한정부는 북한의 인권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 왜 문제삼지않고 있나.

▲남한에서도 인권에 대해 걱정하고 강력한 생각도 있다. 그리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는 두 가지 점에서 조금 다를 수 있다.

첫째, 남한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협상해야 한다. 또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전후 60년동안 못해오던 가족상봉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후 본격화돼 과거 35년동안 200명에 불과했던 것이 그 이후 1만 명이 됐고, 편지로 소식을 전하는 이들도 있다. 탈북자도 600명을 받아들여 자유를 찾게 했고 100만 명이 금강산을 관광했다.

북한을 국제사회와 똑같이 공개적으로 비판한다면 남북관계는 단절된다. 같은 민족으로서 현실적인 점을 감안해 별도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박수갈채) 둘째, 공산체제를 겨냥한 억압과 비판은 효과가 적고 어떻게하든지 개혁 개방으로 유도할 때 가능하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소련과 동유럽에 대해 미국과 서방세계가 계속 비판했으나 이뤄내지 못한 일을 미국-소련간 데탕트, 헬싱키협약이후 경제ㆍ문화교류가 활성화되면서 공산권의 개혁개방이 이뤄졌다. 밖에서 총 한 방 안 쐈는데 그대로 무너졌다. 중국도 닉슨이 마오쩌둥을 만나 개혁개방을 이뤄냈고 그 후 덩샤오핑이 나오고 오늘날 중국의 변화를 가져왔다.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쿠바는 50년동안 미국이 봉쇄했으나 인권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배우느냐. 공산권 국가를 봉쇄나 압박하면 오히려 외부와 차단하고 인권과 자유는 그대로 유지될 뿐이다. 그러나 개방으로 유도할 때 개선된다. 장황하게 설명해 미안하다.(박수갈채)

— 한일관계 악화로 언짢아하는 이들이 많다. 전후 60년이후 감정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일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예를 들겠다. 지난 1993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6개월 체류시 옥스퍼드대 일본문제연구소에서 초청연설을 했는데 그 때 일본인 교수와 학생들이 ’영국이나 프랑스는 과거 식민지배를 받았던 국가들과 관계가 원만한데 왜 한국은 과거에 집착, 불평 혹은 원망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답하기를 “독일과 일본의 전후 태도를 비교해보라. 독일은 나치청산과정에서 철저한 사과와 보상, 교육, 유대인 대학살현장 보존을 거치면서 새롭게 태어났다.

그래서 독일 통일시 다른 나라들도 모두 협력했다. 그런데 일본은 과거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안하고 심지어 미화해 근대화시켰다느니 교육을 시켰다느니 마치 은혜를 베푼 것처럼 엉뚱한 소리나 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들이 정말 그런 거 몰랐다. 크게 깨달았다 하더라.

우리는 일본과 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 그런데 일본은 극도로 우경화하고 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비판하는거고… 매우 슬픈 일이다./샌프란시스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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