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北 테러하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

미국을 방문중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한미간 갈등과 한국 차기 대통령의 국정지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함구하거나 알듯 모를 듯한 선문답으로 예봉을 피해나갔다.

약 2년 5개월만에 미국을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은 18일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연설한 후 참석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과정에서 한미 정상이 최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때 평화협정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처럼 비쳐진데 대해 “통역상의 실수였다고 양국 정부가 인정한 만큼 문제삼을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세계인들이 한가지 언어만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향후 5년간 어떤 도전에 직면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자신의 3단계 통일방안을 설명하면서도 민감한 차기 대통령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차기 한국 대통령은 남북간 평화를 유지해 사이좋게 살아가는 평화공존 정책을 하는게 중요하다”면서 “남북간 교류협력, 동질성 회복, 북한의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면서 통일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훈수’했다.

이와함께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대해선 “북한은 테러지원을 않겠다고 공개 선언했고 상당기간 테러지원을 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도 인정하고 있다”면서 “테러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가 ‘좌파정권 원조’라는 미국내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오해를 불식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미국 일각에서 한국의 반미 성향과 한국전쟁의 은혜를 모른다는 얘기들이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며 한국 국민의 절대다수는 미국이 아주 중요한 우방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며 “19세기 말 조선왕조말 우리가 미국의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면 주변 강대국의 파워게임에 희생돼 독립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한국 국민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이는 부시 행정부의 북핵 대응에 대한 의견 차이이자 미국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지 반미는 아니다”고 역설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해서도 “북핵문제 해결의 바른 길을 연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일본의 새 총리로 유력시되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에 대해서는 “일본은 과거 침략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고 미화를 해 한국과 중국 등 피해국 국민들 감정이 나빠졌는데 새 정부에서 이런 점이 해결되길 바란다”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겠다는 분이 당선되면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연설에는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를 비롯한 미국내 북한문제 전문가들과 이태식 주미대사 등 한미측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