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北.美 합의후 6자회담서 실천 담보해야’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12일 악화일로에 있는 북한 핵 문제의 해법과 관련, 미국과 북한이 양자합의를 이룬뒤 6자 회담에서 그 합의의 실천을 담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오산시 한신대 병점캠퍼스에서 행한 특별강연에서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하며,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며 “북미가 이러한 자세로 나올 때 6자회담이 그 실천을 공동으로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한 쪽이 약속을 어겼을 때는 6자 회담에서 그 책임을 추궁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6자 회담 중단,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 미국의 선제공격설, 북미간 비방전 격화 등 최근 북한 핵을 둘러싼 상황을 언급하면서 “지금 한반도는 매우 불길한 위기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남.북한과 미국 등 3자에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고수하고, 제재조치를 취하는 것을 서둘러서는 안된다”며 “지금 미국의 일부에서 운운되고 있는 선제공격은 우리 민족을 공멸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악을 행한 자와 대화할 수 없다고 얘기하나, 과거 미국은 악마의 제국이라고 비방했던 소련과도 대화했고 한국전 당시 침략자로 규정했던 중국과도 대화했다”며 “평화와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할 때는 누구하고도 대화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라며 적극적인 대화 노력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 보유는 잘못된 전략”이라고 지적한뒤 “북한은 핵 포기 용의를 계속 분명하게 밝히고 협상에 임해야 하며, 지금 운위되고 있는 핵무기 발사실험은 결코 해서는 안된다”며 조속한 6자회담 복귀와 한국과의 당국자회담 또는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은 1991년 남북간에 맺은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한 북한 핵문제 처리에 있어서도 당사자”라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6자회담에 적극 협력하고 핵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종용하는 동시에, 미국에 대해 북한의 핵 포기에 대한 대가를 분명히 제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료와 식량의 대북 지원을 핵 문제와 분리해서 다룰 것을 제안했다.

그는 미국내 일부에서 한국의 태도를 비판하는 데 대해 “미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많은 희생을 내면서 도와준 은혜를 한국이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미국내) 지도자와 언론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결코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전에 참전해 많은 희생자를 내면서 미국에 협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차 대전 이래 미국으로부터 많은 은혜와 관용을 입은 프랑스나 독일은 이라크에 파병하지 않았는데도, 한국은 국내의 상당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책임에 대해 기억해야 할 문제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며 “일제 패망시 미국과 소련은 한반도를 둘로 분단시켰고, 분단 때문에 남북은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렀고 60년 동안 만성적인 불안과 긴장속에서 살아왔다”며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안보 불안의 책임이 미국 등 강대국에도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북미관계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햇볕정책도 견제를 받아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이룩할 수 있는 성공을 못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남한의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진출이 더욱 확대되고 철의 실크로드가 연결되면 ‘압록강의 기적’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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