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6월방북’ 한반도문제 돌파구 열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9일 울란바토르에서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6월 방북’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의 방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몽골을 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울란바토르 동포간담회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면 북한도 융통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싶어 상당히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노 대통령은 “저는 북한에 대해 완전히 열어놓고 있다. 언제 어디서 무슨 내용을 얘기해도 좋으니 만나서 얘기해 보자”며 남북정상회담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이 아니더라도 김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2000년 6.15 공동선언의 파트너였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만남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6년만에 이뤄지는 두 사람간 만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비록 정부 대표나 특사자격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 는 것이지만 전직 대통령이자 6.15 공동선언의 당사자로서 ‘위상’을 감안할 때 이 번 방북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핵문제와 남북이 합의해놓고도 진척을 보지못하고 있는 각종 남북현안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김 위원장의 답방과 제 2차 남북정상회담 문제에 대해서도 ‘해법’을 도출해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 마저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도 제 18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남북이 DJ의 ‘6월 방북’에 대해 합의한 이후 직.간접적으로 그의 방북에 거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40년 정치 역정과 대통령 재임중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온 DJ로선 이번 방북을 통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큰 틀에서의 물꼬’를 트는데 기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DJ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하도록 설득하는데 주 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후에도 수차례 강연 등을 통해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취해 왔기 때문에 이번 방북에서 도 북핵문제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대북금융 제재가 철회되야 6자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6자회담을 마냥 거부하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DJ 방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 등 회담 당사국으로부터 ‘적절한 명분’이 주어질 경우 북한이 6자 회담 복귀 결단을 내릴 수 있으며 DJ 방북 시점과 맞닿아 있는 6.15 정상회담 6돌을 ‘터닝포인트’로 삼을 개연성도 있다는 추론이다.

정부 당국자도 9일 “김 전 대통령은 방북에서 북한에 대해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는 것을 1차적인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이 언급한 DJ 방북에 대한 ‘기대감’도 DJ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담판’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나아가 정부 당국자들은 DJ가 제 2차 남북정상회담 문제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으로부터 모종의 답변을 얻어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듯하다.

노 대통령도 울란바토르 동포간담회에서 “미국과 주변국가들 여러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 저도 슬그머니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당국자는 “북한은 의사결정 과정이 의사결정자와 얘기하는 것이 중요한 계기 아니냐”면서 “그 계기중에 김정일 위원장과 교신할 수 있는 것이 6월행사(DJ 방북) 아니겠느냐”고 정상회담 문제와 관련한 DJ의 역할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DJ가 방북 때 북핵문제 등에 대한 돌파구를 열기 위해 정부의 동의 아래 대북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등 ‘선물 보따리’를 가져가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려한다”는 노 대통령의 언급도 김 전 대통령의 방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재임중 ‘정상회담 뒷거래설’에 시달린 바 있는 김 전 대통령이 특사 자 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방북하는 자리에서 직접적인 대북지원을 거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상반된 관측도 만만치 않다.

어쨌든 DJ로선 재임중 김 위원장과 쌓은 나름대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 등에 대한 북한측의 인식을 바꾸도록 설득하는데 주력하면서 정상회담 문제 등 ‘예민한 문제’도 제기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이밖에 김 전 대통령은 탈북자 문제, 남북 경제협력 방안 등 현안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보여 그의 ‘6월 방북’이 남북관계, 나아가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장을 여는 ‘터닝포인트’가 될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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